"'모유 좀 나눠달라' 시누 부탁 거절하자…시모·남편이 인간 말종 취급"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모유를 나눠달라는 시누이의 부탁을 거절했다가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인간 말종 취급을 받고 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픈 조카에게 제 모유 나눠주기 싫다는 게 그렇게 천벌 받을 짓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 32세로 생후 100일이 지난 딸을 키우고 있다는 A 씨는 출산 후 모유량이 많은 편이었고 아이를 충분히 먹이고도 남아 매일 유축한 모유를 팩에 냉동 보관해 둘 정도였다.
A 씨는 "유축 과정이 얼마나 번거롭고 힘든지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라며 "가슴이 뭉치면 젖몸살이 와서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아이를 위해 버텨왔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한 달 전 시누이가 출산했다. A 씨에 따르면 시누이는 출산 후 심한 산후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모유가 나오지 않았고, 조카는 선천성 분유 알레르기와 아토피 증세가 있었다.
A 씨는 "특수 분유도 먹여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병원에서는 모유 수유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진단을 내렸다"며 "이후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집에 찾아와 모유를 나눠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시누이는 "우리 불쌍한 아기 좀 살려달라. 남는 모유를 나눠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했고, 시어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A 씨는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는 "내 몸에서 나온 모유를 아무리 조카라지만 다른 아이에게 먹인다는 것 자체에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며 "하루 두 팩을 추가로 젖을 짜려면 잠도 줄여야 하고, 가뜩이나 유선염 기운이 있어 몸도 힘든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A 씨는 "아기 사정은 안타깝지만 저도 몸이 너무 힘들고 유선염 때문에 추가 유축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남편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조카가 온몸에 진물이 나고 피똥을 싸는데 그 젖 좀 더 짜주는 게 그렇게 아까우냐"며 "기계로 짜서 팩에 담아주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네 뼈를 깎는 일이냐. 이기적인 것도 정도가 있다"고 화를 냈다.
시어머니 역시 "사람 목숨 살리는 셈 치고 한 달만 도와달라"며 눈물을 흘렀고, 시누이는 A 씨를 단톡방에서 강퇴하고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차단했다.
A 씨는 "저는 제 몸의 한계와 정서적 거부감을 지키고 싶을 뿐"이라며 "아무리 아픈 아기라지만 제 모유를 요구하는 시댁의 행동이 과한 것 아니냐. 내가 정말 천벌 받을 만큼 모질고 이기적인 사람인지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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