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위해 일했으니 이제 우리가"…특수목적견 104마리 돌본 3년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진료비 약 3억원 지원

119 구조견 토백이와 핸들러 김철현 소방위(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사람의 눈이 되어 길을 안내하고, 공항에서 위험 물품을 찾아내고, 재난 현장에서 생명을 찾는다. 사람 곁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온 '특수목적견'들이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들에게는 치료와 돌봄이 필요하다. 오랜 활동으로 몸 곳곳에 흔적이 남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 각종 질환을 겪기도 한다.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은 지난 3년간 이처럼 사람을 위해 일해온 특수목적견 104마리의 의료지원을 이어왔다고 24일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2023년 10월 특수목적견 의료지원 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올해 9월까지 누적 내원은 435건에 달한다. 이 기간 약 3억8000만원 규모의 진료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재단이 지원한 진료비는 약 3억원이다.

안내견부터 검역탐지견까지…활동할 때도, 은퇴 후에도
인명구조견들(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제공) ⓒ 뉴스1

의료지원을 받은 특수목적견은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검역탐지견, 치료매개견, 소방견, 군견, 장애인도우미견 등이다.

특수목적견은 활동 분야뿐 아니라 훈련견, 현역견, 은퇴견 등 생애 단계에 따라 필요한 의료와 돌봄이 달라진다.

재단이 지난 3년간 진료한 기록을 보면 해마루를 처음 찾았을 당시 평균 연령은 검역탐지견 9.6세, 치료매개견 7.5세, 시각장애인 안내견 6.8세였다.

가장 나이가 많았던 개는 은퇴한 16세 시각장애인 안내견 '구름'이었다. 가장 어린 내원견은 1세 안내견 '초이'였다.

특히 현역 때는 소속 기관의 관리를 받던 특수목적견도 은퇴하면 돌봄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 가정으로 입양돼 새로운 삶을 시작하거나 입양처를 찾지 못하면 기존 기관에서 계속 생활하기도 한다.

재단은 이 같은 돌봄의 공백을 줄이기 위해 관계 기관들과 협력해 활동 시기부터 은퇴 이후까지 의료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와 검역탐지견 의료지원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4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와 자견부터 훈련견·활동견·은퇴견까지 아우르는 전 생애주기 의료지원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한국인간동물상호작용연구회(KHAI)와 치료매개동물의 건강 증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재난현장 누비던 '토백이'…이제는 평범한 가족으로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은퇴한 119구조견 '토백이'의 이야기를 공개했다(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재단은 치료비 지원뿐 아니라 특수목적견이 사람과 함께해 온 시간과 은퇴 이후의 삶을 알리는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은퇴한 119구조견 '토백이'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토백이는 과거 재난 현장을 누비며 구조 활동을 펼친 소방견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임무를 마친 토백이는 현재 현역 시절 함께했던 핸들러의 가족으로 입양됐다. 영상에는 긴박했던 재난 현장을 누비던 모습과 달리 가족 곁에서 평범하고 평온한 하루를 보내는 토백이의 모습이 담겼다.

재단은 앞으로 검역탐지견과 시각장애인 안내견, 치료매개견 등 다양한 특수목적견이 어떤 일을 하고 은퇴 후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도 지속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국가 차원의 은퇴 국가봉사동물 지원도 올해부터 확대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국가봉사동물 입양 지원사업'을 시행해 은퇴 국가봉사동물을 입양한 가정에 실제 지출한 돌봄 비용의 60% 범위에서 연간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김소현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이사장은 "특수목적견은 우리 사회 여러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임무가 끝나면 건강관리의 주체와 환경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하고 활동하는 동안은 물론 은퇴한 뒤에도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사람을 위해 일해온 이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시민에게 닿을 수 있도록 기록하고 알리는 일도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