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 "저에 대한 소송비 추심 포기하라" 민원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 씨가 충청남도에 자신을 상대로 한 소송비용 추심을 포기해달라고 공식 민원을 제기했다.
21일 김 씨는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충청남도에 공식 민원을 신청했다"며 "이 사안을 소송심의위원회에 올려 소송비용 추심을 포기할지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정 전까지는 추심을 유보하고 회부 여부와 심의 일정도 답해 달라고 했다"며 "회부하지 않을 경우 이유와 근거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지난 18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충남도에 소송비용 추심 포기와 소송심의위원회 회부를 요구했다.
당시 김 씨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 지방정부마저 피해자에게 소송비용을 추심한다면 다른 피해자에게 같은 선택을 선뜻 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였던 김 씨에게 성폭력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 김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안 전 지사의 성폭력 행위가 도지사의 직무집행과 관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안 전 지사와 충남도의 손해배상 책임이 지난해 4월 확정됐다.
다만 김 씨의 손해배상 청구가 전부 받아들여지지는 않으면서 소송비용 일부를 김 씨가 부담하게 됐다.
문제는 충남도가 최근 법원에 소송비용액확정을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김 씨는 법원이 정한 소송비용에 다툴 부분이 있다며 현재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충남도의 현행 소송사무 처리 규칙에는 공익소송 등에서 상대방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공익 추구나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은 경우 소송비용 추심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이에 김 씨는 "충남도청은 저의 일터이자 소속 노동자를 보호했어야 할 지방정부"라며 "충청남도가 청구한 소송비용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지금 제게는 생계와 치료를 이어가고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우는 데 절실히 필요한 돈"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 절차에 시간과 힘을 쓰는 만큼 일상 회복 또한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고발하고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는 일은 이미 그 시도 자체만으로 또 다른 난관"이라고 지적했다.
충남도 측은 김 씨의 소송심의위원회 회부 요구와 관련해 "현재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이날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 국가배상책임이 확정된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2차 가해이자 피해자의 권리구제 절차를 위축시키는 행정"이라며 소송비용 청구 철회를 촉구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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