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미프진 도입 공식화…여성계 "의미 있는 진전"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내몰렸던 여성 현실 개선"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 도입을 공식화하자 여성계는 7년간 이어진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임신 9주 이하로 제한한 사용 기준과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조제 방식이 실제 이용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6일 성명을 내고 "인공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이 안전하고 검증된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공백으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내몰렸던 여성들의 현실을 개선하고,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발표에 앞서 여성·인권·보건의료단체들은 의료기관 내 조제·투약을 중심으로 한 도입 방안에 우려를 제기했다.
셰어(SHARE)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장애여성공감, 탁틴내일 등이 참여한 '모두의안전한임신중지를위한권리보장네트워크'는 15일 연대성명에서 "임신중지 의약품의 원내조제, 원내투약 방식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의료기관 방문과 대기, 원내 복용·관찰 등을 반복적으로 요구할 경우 지역이나 개인 여건에 따라 약물 이용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안전성뿐 아니라 실제 접근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한 방식은 여성의 약물 접근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산부인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여성이나 신원 노출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추가적인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임신 9주 이하로 정한 사용 기준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적응증 기준을 임신 10주(70일) 이하로 상향해야 한다"며 "국내 기준 역시 이러한 국제적 의약품 허가 및 의료 기준에 맞추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적용과 의료진 교육·지원, 안전한 의료서비스 관리체계 구축과 관련 법률 개정도 후속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약물 도입 결정만으로는 오랜 제도적 공백이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며 "경제적·지역적·사회적 여건과 무관하게 안전하고 존엄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형법상 '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 내려진 지 7년 만에 정부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임신중지 약물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신 9주 이내 사용할 수 있는 알약 형태의 약품을 복용하는 형태로, 초기 2년간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가 함께 이뤄지도록 하고 이후 의사 처방과 약국 조제 방식으로 단계적 확대·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