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7년 만에…9주 이내 임신, 중지 약물 도입 추진

초기 2년 병원 처방·조제…임신 9주 이내 허가·심사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2026.9.11 ⓒ 뉴스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송송이 기자 = 형법상 '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 내려진 지 7년 만에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오기 위한 절차를 공식화했다.

임신 9주 이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의 품목 허가를 추진하고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성평등가족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이어진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여성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복용하다 보니 사고도 발생한다. 정부가 이런 상태로 두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뒤 정부 공식 협의가 급물살을 탔다.

앞서 현대약품은 낙태약 미프지미소정(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에 대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세 차례 신청했지만 모자보건법 등 개정 필요성을 이유로 식약처 허가 심사 절차가 지연됐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법제처가 모자보건법에 임신중지 방법으로 약물이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논의가 진전됐다. 법제처는 안전성·유효성 등 허가 요건을 갖춘 경우 식약처가 인공임신중절을 효능·효과로 하는 의약품을 품목허가하는 것은 기속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식약처는 수입품목 허가·심사를 진행 중이다. 약물은 임신 63일, 즉 9주 이내에 사용하는 것으로 허가가 신청됐다. 식약처는 안전성과 효과, 품질과 함께 시판 후 이상사례 관리 등을 포함한 위해성 관리계획을 심사할 예정이다.

정부는 허가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제도를 운영한다. 도입 초기 2년 동안은 의료기관 내에서 의사가 직접 약물을 처방하고 조제하도록 하고, 이후 부작용과 안전성 등을 검토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에 따르면 그간 정식 허가된 약물이 없어 온라인 등을 통한 음성적 유통이 이어지면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 복용과 비용 부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정식 도입을 통해 약물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의료체계 안에서 복용과 사후 관리까지 이뤄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그동안 제도적 미비로 안전하게 의료체계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국가 의료체계 아래에서 보다 안전하게 임신중지가 이뤄지고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임신중지 약물 허가 이후 안전한 사용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임신중지약물의 허가 신청자료를 철저히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