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살림에 폭언, 빚만 남긴 아버지…10년째 제사 지냈는데 없애도 되죠"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가족들에게 극심한 고통과 상처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제사를 그만 지내고 싶다는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는 '아버지 제사를 없애고 싶은데 어떡하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마흔 중반의 남성이라 밝힌 A 씨는 과거 아버지가 유산으로 받은 집과 논, 산을 사업으로 모두 날린 데 이어 2억 원이 넘는 주식 빚을 지면서 유년 시절 단칸방으로 쫓겨나듯 이사를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새벽 신문 배달을 해야 했고 남동생은 돈이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1년 미룬 채 중국집 배달 일을 해야만 했다.

A 씨의 아버지는 돈을 벌어도 집에 가져오지 않고 주변 사람들이나 주식에 쓰기 일쑤였다. 어머니는 갓난아기 때부터 야쿠르트 배달을 하고 매일 밤 "돈을 구해오라"는 아버지의 폭언에 이웃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녀야 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이혼 절차도 없이 부인 두 명을 두고 '두 집 살림'을 해왔다. A 씨는 어머니 밑으로는 A 씨 형제가, 첫 번째 부인 밑으로는 누나 7명이 있었다.

문제는 10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발생했다. A 씨가 수년간 벌초와 제사를 모셔 왔으나 뜸해진 누나들은 이제 1년에 한 번 제사 때나 얼굴을 비추는 사이가 됐다.

A 씨는 "인간적으로 아버지가 너무 싫고 이제는 모든 굴레를 놓고 싶다"며 제사를 없애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내는 "제사를 없애면 누나들이 서운해하거나 뭐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제사 당시 TV에서 가정폭력 관련 방송이 나와 A 씨가 과거 아버지가 저지른 일을 언급하자 누나들은 "믿을 수 없다"며 기분 나빠하는 반응을 보였다. 첫째 부인 집안에는 상냥했던 아버지였기에 A 씨 형제가 겪은 상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A 씨는 "누나들 기분 안 나쁘게 제사를 잘 정리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된다"며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제사 없앤다고 선언하면 된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아버지가 용서될 때 제사가 아닌 다른 형식으로 아버지를 기리셔도 된다", "설득할 필요 없다. 계속해 오던 거라 안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등의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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