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굴양식장' 찾아가는 변호사…광주서 11년 버틴 이유는

[프로보노]⑧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이소아 변호사
"광주 넘어 전남으로…가까이서 감시하고 해결할 것"

편집자주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하여'란 뜻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비롯된 용어로, 그 시작은 법률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공익활동이었다. 현재 변호사들의 프로보노는 사회적 약자 및 소외계층의 인권 보호와 공익 실현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하는 자기 희생적인 활동이라, 그 활성화를 위해선 뒷받침돼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은 실정이다. <뉴스1>은 모든 이의 인권이 소중하게 존중받는 사회로의 변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 누구보다도 프로보노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는 변호사와 법무법인, 공익단체를 조명하는 기사를 연재한다.

이소아 변호사가 지난 2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장시온 기자

서울에서 서면 던지는 것과 다르죠.

광주에서 11년째 공익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소아 변호사가 지역에 공익변호사가 필요한 이유를 묻자 내놓은 답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 2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동행) 사무실에서 뉴스1과 만나 "가까이에서 계속해서 보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발견할 수 있는 사건 자체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지역 공익변호사의 역할을 절감한 계기는 전남 지역의 염전에서 발생한 노동력 착취 사건들이었다.

동행이 만들어지기 전인 2014년만 해도 지역의 인권침해 피해자들은 사건 기록을 들고 서울에 있는 공익변호사단체를 찾아가야 했다.

서울의 변호사들이 기록을 검토해 의견서를 제출할 수는 있었지만, 거리가 먼 만큼 재판을 매번 직접 지켜보거나 피해자의 증인신문에 동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동행은 이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법정에 직접 나가 피고인 측의 주장을 확인하고 그에 맞춰 추가 의견서와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증인으로 나갈 때도 직접 법정에 가 피고인들이 뭐라고 항변하는지 보면서 계속 의견서를 낸다"며 "물리적으로 가까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문을 연 동행은 광주·전남에서 처음 만들어진 비영리 공익변호사 단체로 이주노동자와 장애인, 난민,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런 활동을 인정해 지난 2021년 동행을 변호사공익대상 단체 부문 수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이 변호사는 2013년 광주로 내려왔다. 2년간 평범한 새내기 변호사로 일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뛰어들자"는 생각으로 2015년 동행을 만들었다.

수도권처럼 공익변호사들이 분야별로 전문화하기 어려운 것도 지역의 현실이다. 동행은 장애인 노동력 착취부터 계절 이주노동자, 난민, 성매매 피해여성, 성소수자의 성별정정 사건까지 폭넓게 다룬다.

이 변호사는 "서울에서는 주제별로 나눠서 할 수 있지만, 광주에는 저희밖에 없다"며 "강제로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했다"고 웃어 보였다. 현재 동행의 상근변호사 3명이 맡고 있는 사건만 40여건에 달한다.

지역에 있기 때문에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문제도 있다.

목포에서 인도에 설치된 한국전력 변압기에 부딪혀 다친 시각장애인의 사건을 지원했던 일이 대표적이다. 차별구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해당 변압기는 철거됐다.

동행은 전남의 농어업 현장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계절 이주노동자의 노동력 착취 문제는 최근 동행이 집중하는 분야다.

올해는 고흥 굴 양식장에서 일하던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의 피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직접 찾아가 피해자를 보호하고 법률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지역에 있는 지자체 공무원들은 콧방귀도 끼지 않는다"며 "가까이에서 활동가들과 조직해 고흥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움직여야 달라지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지역 문제를 외부의 잣대로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경계했다. 지역에 오래 머물며 활동가와 주민, 행정기관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목표에 대해 "광주를 넘어 전남으로 나아가고 싶다"며 "밖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그치기보다 가까이 가서 감시하고 조언하고 협력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변호사. 2025.4.18 ⓒ 뉴스1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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