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면 달래주고 장난감 놀이까지…든든한 육아도우미견
[내새꾸자랑대회] 번식장서 구조된 '당근'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자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쪼르르 달려온다. 아기 곁에 자리를 잡더니 작은 머리를 연신 '챱챱' 핥기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강아지가 달래주자 아기의 울음은 이내 잦아든다.
최근 온라인에서 42만회 이상 조회되며 누리꾼들의 눈길을 끈 영상 속 주인공은 3살 반려견 '당근이'와 갓난아기 '삼말이'다.
16일 인천에 사는 보호자 A 씨에 따르면 지금은 삼말이의 든든한 '육아메이트'가 된 당근이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부산의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돼 새로운 삶을 시작한 강아지다.
당근이는 여러 동물단체가 함께한 구조 작업을 통해 번식장에서 벗어났다. 인천의 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의 보호를 거쳐 지난해 2월 지금의 가족을 만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호자 A 씨에게 아기가 찾아왔다. 보호자의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아기 삼말이와 함께한 당근이는 이제 세상에 나온 동생이 울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는 든든한 '형아'가 됐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천사 강아지다", "애개육아의 표본", "육아 진짜 잘하는 똑똑한 강아지", "착하고 기특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우리 집 강아지는 아기가 울면 애견문을 통해 마당으로 나갔다가 한참 뒤 들어온다"고 적어 웃음을 자아냈다.
A 씨에 따르면 당근이는 대체로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집에 있는지도 모를 만큼 얌전해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라고 한다.
낯을 조금 가려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은근한 다정함을 보여주는 것이 당근이의 반전 매력이다. 간식을 좋아해 '앉아', '엎드려', '돌아' 같은 개인기도 곧잘 한다.
하지만 요즘 당근이에게는 특별한 개인기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육아'다.
매일 아침 삼말이의 머리를 핥아주며 인사하는 것이 당근이의 모닝 루틴이다. 삼말이가 울기 시작하면 엄마인 A 씨보다 먼저 달려가 머리를 핥으며 달래주기도 한다.
그래도 울음이 그치지 않으면 다른 방에 있는 A 씨를 찾아간다. 마치 "아기가 우는데 왜 안 와?"라고 말하듯 보호자를 빤히 쳐다본다고 한다.
A 씨는 "요즘은 정말 당근이가 저와 함께 삼말이를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당근이는 삼말이와 놀고 싶을 때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누워 있는 아기의 배 위에 인형을 물어다 놓고 놀아주기를 기다린다. 아직 장난감을 던져줄 수도 없는 갓난아기에게 인형을 가져다주는 모습 역시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당근이와 삼말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가까웠던 것은 아니다.
A 씨는 과거 어린 강아지들을 몇 차례 임시 보호로 돌본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당근이가 삼말이도 잠시 머물다 다른 집으로 갈 아기 강아지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A 씨는 "처음에는 삼말이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금방 갈 애'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신 당근이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은 것은 삼말이가 사용하던 아기 쿠션이었다. 삼말이 옆에서 쿠션에 누워 쉬던 당근이는 어느 순간부터 동생과 '자리 쟁탈전'까지 벌이기 시작했다.
삼말이가 누워 있으면 엉덩이를 슬쩍 들이밀어 자리를 차지하려 하고 그래도 비켜주지 않으면 아기를 핥아줬다.
A 씨는 "아기를 밀어내려다가 결국 핥아주면서 달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웃기고 귀여웠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진 둘은 이제 하루의 많은 순간을 함께하는 형제가 됐다.
번식장을 벗어나 가족의 품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당근이는 이제 A 씨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이자 육아 동료가 됐다.
A 씨는 "온전히 사랑받아도 모자라는데 엄마 아빠의 사랑을 삼말이와 나눠주고 있는 당근아, 서툰 엄마를 도와 같이 육아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부산에서의 끔찍했던 기억은 모두 잊고 우리 가족과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자"며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하자. 삼말이가 나중에 장가갈 때까지 꼭 건강하게 살아서 '화견'해주기로 약속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일이 결국 나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당근이와 함께 지내면서 알게 됐다"며 "가족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면 보호소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도 한 번 손을 내밀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코너는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가 응원합니다. 레이앤이본과 닥터레이 브랜드를 운영 중인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는 사연이 채택된 반려동물 가족에게 자연식 사료(간식)와 영양제(영양보조제) 등을 선물합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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