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반성 많이 했다" 관중석 향해 90도 인사…5-8로 패해(종합)

응원 논란 후 45일 만의 공식전…도착 후 20분 버스 대기하기도
동문·학부모 50여명 경기 관람…선수들은 일반적인 응원만

배재고 야구부가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인천고와의 경기를 앞두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날 배재고는 5·18 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논란으로 받은 전국대회 출전정지 징계가 6개월에서 1개월로 감경되면서 45일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서게 됐다. 2026.8.12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징계를 받았던 배재고 야구부가 45일 만의 공식전에 나섰다. 선수단은 무거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고, 경기에 앞서 관중석을 향해 90도 인사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배재고는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인천고에 5-8로 패했다.

지난 6월29일 청룡기 야구대회 1회전에서 광주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큰 파장을 일으켰던 배재고는,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뒤 재심을 거쳐 1개월로 감경돼 이번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배재고는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인 오후 3시30분쯤 목동구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경기장 출입구에 취재진이 몰려있는 것을 의식한 듯 약 20분가량 버스에서 나오지 않고 대기했다.

이후 3시 50분이 돼서야 버스에서 내렸고, 짐을 챙겨 야구장으로 들어섰다. 배재고 선수단이 입장할 땐 동문들이 "배재고 화이팅"이라고 외치며 후배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권오영 감독이 직무 배제 징계를 받으면서 '감독 대행'직을 수행하게 된 이장환 코치는 취재진 앞에서 짧게 심경을 밝혔다.

이 코치는 "사태 이후로 저희 지도자들도, 선수들도 반성 많이 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한 달의 징계 기간 열심히 준비했다.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5·18 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논란으로 받은 전국대회 출전정지 징계가 6개월에서 1개월로 감경되면서 45일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서는 배재고 야구부가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인천고와의 경기를 앞두고 버스에서 하차해 짐을 내리고 있다. 2026.8.12 ⓒ 뉴스1 김진환 기자

3루 더그아웃에 짐을 푼 배재고는 이후 공식 연습에 나섰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훈련 모습이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상대 팀 인천고의 훈련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배재고는 훈련을 마무리한 뒤 둥글게 모여 "배재고, 레츠 고, 레츠 고"를 외치고 경기 준비를 마쳤다.

배재고는 경기에 앞서 인천고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인천고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 관중석을 향해 일렬 도열해 모자를 벗고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했다.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에 앞서 전광판에는 '상대 조롱 OUT', '지역 비하 OUT' ‘역사 조롱 OUT’ ‘혐오 표현 OUT’ 문구가 송출됐다. 배재고 응원단이 자리한 3루 관중석에는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고 적힌 배재고 총동문회의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논란으로 받은 전국대회 출전정지 징계가 6개월에서 1개월로 감경되면서 45일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서는 배재고 야구부가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인천고와의 경기 전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26.8.12 ⓒ 뉴스1 김진환 기자

경기 전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배재고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활기차게 응원을 시작했다. 논란이 될 만한 응원 구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배재고 동문과 학부모, 일반 시민 등 40~50명이 3루 관중석에서 배재고를 응원했다. 관중석에선 "기죽지 마!", "어깨 펴"라는 외침이 나오기도 했다.

2-5로 끌려가던 배재고가 7회말 동점을 만들었을 땐 배재고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다만 이어진 8회초 다시 3실점 하며 패색이 짙어지자 다시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결국 배재고는 5-8로 패해 봉황대기를 1경기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배재고 야구부 주장 고현석은 "우리가 많이 잘못한 일이고, 많이 반성했다"면서 "그 일과는 별개로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꼭 이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