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00' 의대 입학 등 문구 빽빽이…"재수 안돼" 학원가 문전성시
현행 마지막 수능…"9월 모의평가 코앞, 감기 걸리는 것 조심"
성당·절 학부모 발길 이어져…"요새 눈물" "아이 원하는 대로"
- 윤주영 기자, 강서연 기자, 권대옥 수습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강서연 기자 권대옥 수습기자
"감기 걸리는 것도 조심하며 몸 관리하고 있어요. 재수는 절대 안 돼요" "내년 수능은 완전히 바뀌니까 우리 애가 올해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합니다"
오는 11월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의 수험생·학부모들이 한마음으로 '수능 대박'을 빌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도 성당·절에 모여 자녀들의 학업 성취를 기원했다.
11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양천구 목동역에는 이른 아침부터 십수 명씩 쏟아져 나와 학원으로 향했다. 이들의 표정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트레이닝복 등 편한 차림의 학생들은 잠을 깨려는 듯 인근 편의점에서 에너지 음료와 커피를 샀다. 일부는 봉투 모의고사를 품고 바쁜 걸음을 했다.
재수생 김 모 씨(19)는 "하루 순 공부 시간 10시간을 찍고 있다. 9월 모의평가도 앞둔 만큼 감기에 걸려 시간 낭비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며 "대학생이 된 스스로를 생각하며 버티는 중"이라고 했다.
목동역 인근 수능 문제집을 파는 한 서점에도 각종 봉투형 모의고사와 기출 문제집이 빼곡히 꽂혔다. 서점 사장인 장 모 씨(64)는 "지금부터 수능 때까지가 학생 손님들이 많이 온다"며 "내가 장사 목적이긴 해도 애들을 내년에는 보고 싶지 않다"고 웃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도 문제집을 들고 학원 이곳저곳을 오가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정 모 양(18)은 "남은 100일 동안 열심히 하면 (수능 등급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2028년도 수능부터는 확 바뀌어서 재수가 어렵게 됐다 보니 올해 안에 대학에 가야 한다. 주변 선생님들도 기회가 이번밖에 없다고 많이 말씀하셔서 조금 부담도 된다"고 했다.
재수생 권 모 씨(19)는 "오전 6시에 일어나 학원 가는 버스에서도 짬을 내 영어 단어를 공부한다"며 "지난해랑 성적이 똑같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에 조금 무서울 때도 있다. 하지만 100일도 나름대로 긴 시간인 만큼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이 모 양(19·고 3)은 "수시로 대학 가는 것을 더 염두에 두고 있긴 하나, 수시 역시 최저 등급을 맞춰야 하므로 수능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친구들도 다 '재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현역으로 꼭 대학 가고 싶다"고 했다.
부모들도 사찰과 성당 등 대형 종교시설을 찾아 자녀들의 학업 성취를 빌었다.
이날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선 200명이 넘는 신자들이 모여 학업성취 기도회를 가졌다. 대웅전 법당 앞 촛불 함에는 '학업성취' '의대 입학' '카이스트 대학 입학 성취' 등 글씨가 빽빽이 적혔고, 촛불을 밝히는 중년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재수생, 삼수생 두 명의 엄마라는 왕 모 씨(51)는 "첫째는 의대. 둘째는 서울 소재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본인 실력의 80%만 발휘해도 잘하는 거라고들 한다. 실수 안 하고 실력 발휘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도를 마치고 나온 양 모 씨(48)는 "딸이 첫애라서 엄마인 제가 긴장도 되고 눈물도 난다"며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대입을 위해 달려왔는데 원하는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거 이뤘으면 좋겠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도 자녀의 학업 성취를 비는 알록달록한 축원문이 기도대에 걸려 있었다. '수능 고득점'·'서울대·연대 합격성취' 등 지망 대학을 적은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학부모 신자들은 "자녀들이 이제껏 잘 해왔고, 수능에서도 잘할 거라 믿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 밖에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도 학부모 신자들이 개별적으로 자녀의 학업 성취를 기도하고, 함께 인증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치러지는 2027년도 수능은 현행 대학입시 제도에서 실시되는 마지막 시험이다. 2028학년도 수능부턴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되는 등 통합·융합형 수능으로 바뀐다.
현행 마지막 수능인 데다 전년도 수능이 '불수능'이었던 만큼 역대급 'N수생'이 몰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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