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은 업무의 연장' 강요받은 신입사원 "밤 11시 끝나, 연장 수당 달라"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며 참석을 사실상 강요한 팀장에게 참석 후 연장근로 수당을 요구했다는 신입사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식도 업무라며 강요한 회사에 수당을 청구한 뒤 면박을 듣고 MZ 빌런이 돼 억울하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입사 6개월 차 신입사원 A 씨는 자신은 회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평소 강압적인 성향의 팀장은 '팀워크'를 강조하며 회식 참석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고 설명했다.

A 씨는 "팀장님은 늘 '회식 자리야말로 진짜 업무의 연장선이다', '술잔 기울이며 하는 이야기가 회의실에서 하는 말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며 "신입인데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매번 억지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주 금요일 갑작스럽게 팀 전체 회식이 잡혔다.

단순한 친목 도모의 술자리가 아니었다. A 씨는 "팀장님은 삼겹살집에서 식사하는 내내 다음 달 KPI 설정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안 등에 대해 훈수를 두셨다"고 했다.

A 씨는 "거의 3시간 동안 술자리인데 사실상 '술 마시는 회의'였다"며 "결국 밤 11시가 다 돼서야 끝났고 녹초가 돼 집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후 A 씨는 문득 팀장이 평소 늘 말해온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정말 업무의 연장이라면 개인 시간을 희생한 것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월요일 출근한 A 씨는 팀장에게 "지난주 금요일 회식 때 업무 논의가 길어지면서 늦게 끝났는데 혹시 이 부분 연장근로 수당 신청이 가능한지 아니면 대체 휴무를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팀장은 "지금 농담하냐, 회식 때 내가 비싼 한우까지 샀는데 거기서 수당 이야기를 하냐"며 "요즘 애들은 정말 계산적이다. 이게 다 팀을 위해서, 본인 성장을 위해서 하는 건데 그걸 돈으로 환산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옆에 있던 직장 선배들도 A 씨를 향해 "사회생활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분위기 파악 좀 해"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A 씨는 "업무의 연장이라고 강요해서 참석시켰고 실제로 업무 이야기를 3시간 넘게 했는데 그걸 수당으로 청구하는 게 정말 '빌런' 같은 행동이냐"면서 "회사 규정상 공식적인 회식은 근로 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실질적으로 업무 지시가 이뤄졌다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너무 권리만 주장하는 신입인 건지, 아니면 시대가 변했는데 꼰대 같은 문화에 희생당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너무 혼란스러워서 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A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업무의 연장이라고 주장했으면 대휴라도 주는 게 맞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 "아무리 그래도 수당 신청은 좀 너무한 것 같다", "진짜 신박한 주장이다. 맞다 틀리다 판단하기 너무 애매하다", "회식 후 어떻게 수당을 달라고 할 수가 있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