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도 폭염에 3살 딸 사흘간 방치…결국 숨지게 한 매정한 엄마

[사건의 재구성] 간식만 남겨두고 술자리에 정신 팔려
"피해아동 고통 짐작 어려워"…낮은 지능 참작 징역 15년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2021년 7월 21일은 한낮 최고기온이 33도가 넘어서면서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인천의 한 주택에선 3살 여자아이가 홀로 남겨진 채 외출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가 남겨두고 간 것은 과자 1봉지, 빵, 젤리, 주스 2병이 전부. 사흘을 꼬박 밖에서 놀다 24일 저녁에 귀가한 엄마는 탈수로 사망한 딸을 발견했다.

홍 모 씨는 4년 전 알게 된 2살 연하 남자 친구와 교제하다 임신하고 혼자 아이를 키웠다. 홍 씨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을 통해 새 남자 친구를 사귀게 됐고, 남자 친구가 주도하는 저녁 술자리를 나가며 육아 스트레스를 풀었다.

문제는 술자리에 정신이 팔린 홍 씨가 딸을 돌보는 데 소홀했단 것이다. 홍 씨는 2021년 4월부터 2021년 7월까지 27회에 걸쳐 딸을 집에 홀로 방치했다.

생후 38개월에 불과했던 딸은 홍 씨의 도움이 없으면 음식이나 물을 제대로 먹을 수 없었고, 에어컨 리모컨 등을 혼자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잠긴 현관문을 열고 밖에 도움을 청하거나 2L 생수병을 스스로 여는 등 정교하고 힘이 드는 행동도 마찬가지다.

피해 아동이 사망했을 당시엔 에어컨도 꺼져 있었다. 홍 씨 외에는 집에 수시로 드나들며 딸을 돌봐줄 만한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홍 씨는 딸의 죽음을 수사기관에 바로 알리지도 않고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8월 7일이 돼서야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홍 씨는 결국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 사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마땅히 누렸어야 할 정서적 지원과 보호는커녕 생존을 위한 기본 필요조차 충족되지 않은 채 밤마다 이웃 주민 상당수가 들을 정도로 피고인을 찾으며 울부짖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염이 지속되는 날씨 속에 더위와 갈증, 배고픔, 외로움을 견디다 끝내 짧은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에 와선 형량이 5년 줄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 아동을 홀로 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데는 낮은 지능과 미숙한 상황판단 능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