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탑승 가능 시외버스 전국 0대" 장애인 단체, UN에 진정
"12년 소송에도 현실 달라지지 않아"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장애인 단체들이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시외버스와 광역버스가 없다며 유엔(UN) 장애인권리위원회(CRPD)에 개인진정을 제기했다.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단체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서울사무소 앞에서 진정 제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유엔 개인진정은 국제인권규약 상 권리침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국내 권리구제 절차를 모두 거쳤음에도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 제출할 수 있다. 유엔은 이를 심사해 해당 국가에 그 시정을 권고할 수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12년에 걸친 소송에서 법원이 차별을 인정했음에도 진정인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여전히 단 한 대의 시외버스도 이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책임은 시외·광역버스의 접근성을 보장할 법·제도적 의무를 장기간 방치해 온 대한민국 정부에 있다"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시외·광역버스 이용에서 배제해 온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이 협약 제4조, 제5조 및 제9조 위반이자 차별임을 확인해 줄 것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휠체어 이용 지체장애인인 진정인 A 씨는 2014년 고속버스를 포함한 시외버스와 광역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할 것을 촉구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버스운송사업자들을 상대로 차별구제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22년 버스 회사들이 휠체어 탑승 설비를 마련하지 않은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A 씨가 탑승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이 A 씨의 직장과 가족 주거지를 잇는 극히 제한된 노선에 한정된다"며 적극적 조치의 범위를 7개 노선으로 축소했다.
A 씨는 이에 재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해 국내 소송절차가 종결됐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중교통은 앞으로 어느 노선을 이용할지 미리 입증하고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다"라며 "장애인에게만 특정 노선을 이용할 가능성을 미리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닌 시혜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kit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