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38도 폭염에 집회·교통경찰 사투…"포도당·냉풍기로 버텨요"

폭염에도 계속되는 집회의 자유…"교대주기 조절하며 집회관리"
"출퇴근러시, 음주단속에 외근 불가피…열대야도 부담"

4일 오후 11시 서울 영등포로터리에서 차량 흐름을 안내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교통안내 봉사자(모범운전자)./뉴스1 ⓒ News1 권대옥 수습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권대옥 수습기자

"집회의 자유가 있는데 시위 나오지 말라 할 순 없죠. 냉풍기와 식염 포도당으로 버텨가며 집회를 관리하고 있습니다""출퇴근 러시나 교통사고 때는 경찰이 출동해야죠"

서울에 낮 최고 38도 수준의 폭염이 덮치면서 집회나 교통 흐름을 관리하는 경찰들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폭염특보에 따라 일선의 불필요한 외근을 자제시킨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지만 근무 특성상 한계가 있는 부서도 있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만난 경관 2명은 작은 차양과 냉풍기 등에 의존한 채 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냉토시와 선글라스 등으로 중무장했지만 모자 밑으론 땀이 흥건한 듯 보였다.

더운 날씨에도 집회에 꾸준히 나오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일 영등포서에 신고된 집회 대부분은 참가자들이 현장을 지켰다.

국민의힘 당원 일부는 당사 앞에 모여 특정 정치인을 배제하라고 당에 요구했으며, 비슷한 시각 한 환경단체는 국회 인근에서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앞을 지키는 시보(수습) 기동대 소속 한 경관은 "40분씩 2개 팀이 교대하고 있는데, 나오면 엄청 덥다"고 했다. 해당 경관이 근무하는 간이 천막엔 조그만 의자와 소형 선풍기 한 대가 전부였다.

다른 경관은 "참가자들의 온열질환이 우려되긴 하나, 집회의 자유가 있어 시위하지 말라고 권할 순 없다"며 "버스로 대기하면서도 시위대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서 교대 근무하는 경관의 초소 모습. /뉴스1 ⓒ News1 권대옥 수습기자

교통경찰들과 일선 경찰서 소속 교통안내 자원봉사자(모범 운전자)들도 차량 흐름이 복잡하거나 추돌 사고가 발생한 곳에서 수시간가량 외근을 했다.

지난 4일 오후 11시쯤 서울 영등포 로터리 부근서 만난 교통안내원 장 모 씨(52)는 오전 6시부터 8시간 동안 근무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 씨는 "이 로터리는 인근 공사 현장도 있고 교통량이 많아 안내가 필요하다"며 "택시 기사 30년을 한 뒤 자원봉사 차원에서 이 일을 하고 있다. 덥지만 보람차다"고 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휴가철을 맞아 이달 말까지 매주 금요일 전국 음주 운전 일제 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시도경찰청별로도 주 2회 음주 운전 단속을 이어가는 중이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어 일선 부담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청은 폭염특보 수준에 따라 집회 관리 인력의 교대 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포도당·쿨링시트 등 폭염예방키트를 보급해 직원들 건강을 살피고 있다.

서울청 경비 관계자는 "폭염중대경보 발령 시 교대 주기를 30분으로 줄여 휴식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며 "대사관 등 고정 근무장소엔 냉풍기도 보급하는 중"이라고 했다.

일선 교통 경력에는 33도가 넘으면 외근을 제한하고, 35도 넘으면 외근을 금지하는 등의 기준이 제시된다. 하지만 출퇴근 교통 러시, 사고, 신호등 고장 등 문제 발생 시엔 어쩔 수 없이 출동해야 하는 탓에 기준을 온전히 적용하긴 어렵다.

서울청 교통 관계자는 "자외선 차단제(선 스틱), 비교적 시원한 간이근무복 등을 교통경찰들에 지급하고 있다"며 "이 밖에도 경관이 직접 차를 세우는 단속 말고 경찰차 안에서 캠코더로 녹화하는 등 대안적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