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챙겨 광화문으로…역대급 폭염에 도심 속 워터파크 '북적'

외국인 아이들도 함께 '첨벙'…젖은 옷 말리고 냉방쉼터서 휴식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워터웨이브존'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로 예보된 이날 오후 1시 기준 광화문의 기온은 32.4도였다. 습도 등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이보다 높은 33.7도까지 올랐다. 2026.8.1 ⓒ 뉴스1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서울 전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진 토요일인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서울시가 마련한 여름철 도심 물놀이 행사 '2026 서울썸머비치'가 열린 광장은 한낮부터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과 가족들로 북적였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로 예보된 이날 오후 1시 기준 광화문의 기온은 32.4도였다. 습도 등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이보다 높은 33.7도까지 올랐다.

낮 12시 50분쯤 워터웨이브존 입구에는 개장을 기다리는 시민 약 200명이 길게 줄을 섰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양산을 펼치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린 부모들 사이에서는 형형색색의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이 입장을 기다렸다.

워터웨이브존은 대형 수영장과 워터슬라이드 등을 갖춘 도심 속 '워터파크'다. 현장 안전관리자에 따르면 1시간 10분여 동안 운영되는 한 회차에 최대 700명이 이용할 수 있다.

전날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김영준 씨(41)는 7살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김 씨는 "대구만 더운 줄 알았더니 서울도 너무 덥다"면서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아들이랑 물놀이를 해보겠냐. 워터파크는 복잡하고 정신없는데 도심에 이런 게 있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들도 "덥긴 한데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7.31 ⓒ 뉴스1 김명섭 기자

인근 분수대에서도 한국인과 외국인 아이들이 뒤섞여 물장난을 이어갔다. 강한 햇볕에 얼굴과 어깨가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좀처럼 물놀이를 멈추지 않았다.

두 딸을 데리고 광장을 찾은 스페인 국적의 아드리안(35) 씨는 "스페인도 덥지만 서울 더위는 조금 다르다. 습해서 더 힘들다"며 "한 시간을 놀았는데도 아이들이 가려고 하질 않는다.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놀이를 마친 가족들은 광장에 마련된 탈의실로 향하거나 선풍기 앞에서 젖은 옷과 수건을 말렸다.

딸아이의 젖은 옷을 선풍기 앞에서 말리던 어머니 이 모 씨는 "잠깐 구경만 하고 가려 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분수로 뛰어들어 옷이 다 젖었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웃었다.

일부 가족들은 젖은 수영복 차림 그대로 인근에 마련된 '해피소(해를 피해 머무는 곳)'로 향했다. 해피소는 서울시가 마련한 에어돔 내 냉방기를 갖춘 야외 무더위쉼터다.

쉼터에 들어선 한 아이는 "너무 시원하다"고 외치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뒤따라 들어온 부모들도 부채질을 멈추고 물을 마시며 잠시 숨을 돌렸다.

혼자 광장을 걷다가 '해피소'를 찾은 김 모 씨(72)는 "따로 건물에 안 들어가도 숨을 돌릴 수 있어 좋다"면서 "광화문 말고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폭염 기간에만이라도 이런 쉼터를 더 설치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