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한 봉지 '들었다 놨다'…연일 폭염에 잎채소값 '껑충'
상인들 "폭염 이어지면 더 오를 텐데 걱정"
-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가격표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상추 한 봉지를 집어 들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는 손길도 보였다. 한참을 보다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40도 안팎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상추를 비롯한 잎채소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달 중순 집중호우로 수확과 출하 작업에 차질이 생기며 공급이 줄어든 데다 폭염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위가 장기화할 경우 생육 부진과 병해까지 겹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열무(상품) 1㎏ 평균 소매가격은 3111원으로 전월 평균보다 33.92% 상승했다. 열무뿐 아니라 얼갈이배추(13.93%), 적상추(46.35%), 청상추(42.5%), 양배추(46.35%), 시금치(52.2%), 깻잎(7.09%) 등 주요 잎채소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이날 만난 60대 여성 유 모 씨는 "채솟값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느낀다. 결국 아끼는 수밖에 없어서 채소도 평소보다 많이 안 먹는다. 줄이는 것"이라며 "물가가 많이 오른다는 게 느껴지고 (가격이 올라) 장도 자주 안 보게 된다"고 말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잎채소를 내려놓은 한 중년 여성은 "(다음에) 필요하다면 할인하는 채소를 사거나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당분간은 두 봉지 살 거 한 봉지만 살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비싸도 포기할 수 없는 소비도 있었다. 상추를 고르던 50대 여성 최 모 씨는 "상추 등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다. 안 오른 게 없고 다 올랐다"면서도 "휴가를 앞두고 있어서 상추는 살 예정"이라고 했다.
가격 상승을 체감하면서도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년 여성은 채소류 가격이 오른 것을 체감한다면서 "여름이라서 채소류는 가격이 다 올랐다. 지금 채소류는 비싸려니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더운데도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했다.
잎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외식업계도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알배기 배추를 손질하며 물김치를 담그던 광진구 한 고깃집 사장은 "채솟값이 올라 힘들다. 특히 상추 가격이 가장 부담된다"며 "알배기 배추뿐 아니라 채소는 전부 비싸졌다"고 말했다.
장어집을 운영하는 박진호 씨(63·남)도 채소 가격이 오른 탓에 부담이 크다고 했다. 박 씨는 "날이 더워진 뒤 채소 가격이 5% 정도는 오른 것 같다"며 상차림에 올리는 상추와 깻잎 가격에 부담을 토로했다. 이어 "더 더워지면 사람들이 밖으로 안 나오니 장사도 더 안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쌈밥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76·남)는 날이 더워진 뒤에도 아직은 채소 가격에 변동이 있지 않다고 했다. 김 씨의 식당은 알배기 배추, 청상추, 깻잎 등 6가지 종류의 쌈 채소를 사용하고 있다. 김 씨는 다만 "폭염이 길어진다면 채소가 시들어 아무래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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