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성범죄물에 공문 11만건 보냈다…국제삭제망으로 추적 강화
해외 사이트 운영자에 피해 영상물 삭제 요청
美·英 소재 사이트도 적발…7300여건 삭제 협업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해외 서버에 유포된 디지털성범죄 피해영상물을 삭제하기 위해 정부가 최근 4년간 해외 사이트 운영자와 호스팅 사업자에게 삭제 요청 공문 11만여 건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 사업자에게 영상물 삭제를 강제할 수단이 제한적인 만큼 성평등부는 미국·유럽 전문기관과 공조해 해외 서버 영상물의 추적·삭제 시스템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28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해외 사이트 운영자와 호스팅 사업자에게 발송한 불법성증명공문은 총 11만 2331건이다.
성평등부가 산하기관 조직인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중앙디성센터)를 통해 해외 사업자에게 보내는 불법성증명공문은 국내 근거법과 피해영상물 인터넷주소(URL), 사건번호, 관할 수사기관 내용을 담아 해외 사이트 운영자와 호스팅 사업자에게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문서다.
성평등부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에 따라 삭제 요청에 장기간 응하지 않는 해외 사이트를 대상으로 2022년부터 불법성증명공문을 보내고 있다.
연도별 발송 건수는 △2022년 9156건 △2023년 2만 7297건 △2024년 3만 7410건 △2025년 3만 8468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다만 공문을 발송했다고 해서 삭제를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사업자의 삭제 의무와 불이행에 따른 제재 여부는 사업자가 소재한 국가의 법률과 제도에 따라 결정한다.
해외 서버 기반 불법 유해사이트의 삭제 불응률은 2024년 24.7%에서 지난해 28.5%로 높아졌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삭제 요청 건수 자체가 증가한 데다 해당 연도에 재요청한 기존 미삭제 영상물이 포함될 수 있고 요청 이후 시차를 두고 삭제되는 사례도 있어 연도별 불응률은 일정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성범죄 해외 대응 강화가 필요한 배경에는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이 국내 수사와 접속 차단 조치를 피하기 위해 국외 서버와 해외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지난해 중앙디성센터가 서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2만 6658개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95.6%가 해외에 서버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 서버가 1만 8875개로 전체의 70.8%를 차지했다. 이어 △호주 1531개(5.7%) △네덜란드 1500개(5.6%) △독일 763개(2.9%) △홍콩 559개(2.1%) 순이었다. 국내 서버를 이용한 사이트는 1226개로 4.6%에 그쳤다.
성평등부는 해외 서버 소재지와 관계없이 피해영상물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신고시스템 '사이버팁라인'을 운영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와 2023년부터 협력해 지난해까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7317건을 삭제한 성과가 대표적이다.
미국 외 지역의 서버에 대응하기 위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를 지원하는 영국 인터넷감시재단(IWF)과도 지난해 협력을 시작했다.
IWF는 국제인터넷핫라인협회(INHOPE) 소속 신고기관으로 이를 통해 영국·네덜란드·러시아 등 미국 이외 국가에 서버를 둔 성착취물도 국제 핫라인을 거쳐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지난해 IWF를 통해 44건의 삭제 지원을 했다.
중앙디성센터의 INHOPE 가입도 추진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INHOPE 회원으로 가입했다. 중앙디성센터가 직접 가입하면 해외 신고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과 권한이 확대돼 국외에 유통된 피해영상물의 삭제 요청을 더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평등부는 오는 9월 해외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국제 콘퍼런스도 열어 국가 간 삭제 협력을 확대하며 불법 사이트 광고 수익 차단, 사이트 개설 행위를 독립 범죄화해 방조범이 아닌 정범으로 처벌하는 조치 등을 담은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방안'도 다음 달 발표한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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