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물놀이장으로 변신한 공원·학교…"비싼 워터파크 안 가도 충분"

"매일 와도 안질려요"…방학 맞아 도심 물놀이장 북적

27일 서울 강북구 송천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7.27 ⓒ 뉴스1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김범수 수습기자 =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바다나 대형 워터파크 대신 집 가까운 도심 물놀이장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저렴한 이용료와 짧은 이동 거리, 안전한 운영까지 갖춘 지역 물놀이장이 가족 단위 여름 피서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27일 오전 10시를 앞둔 서울 강북구 송천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물놀이장. 개장을 앞두고 래시가드 차림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개장 5분 전부터 현장·온라인 예약자 등 100여 명이 입장을 마쳤다. 약속한 개장 시간이 되자 진행자가 "물에 들어갈 준비됐나요?"라고 외치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워터슬라이드와 풀장으로 일제히 뛰어갔다.

이 학교에 다니는 10세 딸과 함께 온 정 모 씨(39)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 3년째 찾는다"며 "여름철에는 어디를 가도 비싸 엄두가 나지 않는데 이곳은 무료라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안전요원들이 어린아이의 시설 이용과 보호자 동반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 안심된다"며 "운영 기간이 짧아 너무 아쉽다"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김 모 양(10)은 "너무 재미있다. 매일 와도 질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45분간의 물놀이가 끝나고 15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자 그늘막 휴게 존에는 가족들로 가득 찼다. 아이들은 가져온 간식을 먹으며 숨을 골랐고, 부모들은 젖은 머리를 말려주거나 선크림을 덧발라주며 다음 운영 시간을 기다렸다.

다른 학부모 박 모 씨(41)는 아이 5명과 함께 물놀이장을 찾았다. 박 씨는 "아이들이 놀기 좋고 보호자들이 쉴 공간도 마련돼 있어 굳이 비싼 워터파크를 찾기보다 방학 동안 이곳을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11세 손자와 함께 온 하 모 씨(70)도 "바다나 워터파크까지 갈 시간이 없어 해마다 이곳을 찾는다"며 "시설이 매해 발전하고 있다. 안전요원이 많고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송천초 물놀이장은 다음 달 2일까지 강북구 거주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운영된다. 워터슬라이드와 유수풀, 영유아풀장 등을 갖췄으며 운영업체 소속 안전요원 등 30여 명과 강북구청 직원들이 현장에서 안전관리를 맡고 있다.

강북구에 따르면 안전요원들은 모두 관련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개장 이후 현재까지 물놀이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학교 보안관 조 모 씨는 "3년째 운영 중인데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에는 하루 1100~1200명 정도가 찾는다"고 밝혔다.

27일 서울 서초구 원페를라 어린이공원 물놀이장에서 흰 모자를 쓴 7세 어린이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7.27 ⓒ 뉴스1 김범수 기자

같은 날 서울 서초구 원페를라 어린이공원 물놀이장도 방학을 맞은 아이들로 활기를 띠었다. 올해 처음 문을 연 원페를라 물놀이장은 입장료 2000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으며 초등학생용 에어풀과 슬라이드, 이벤트 풀장, 꼬마기차 등을 갖췄다.

관리인이 펜스를 열자 아이들은 "와우"를 외치며 물놀이장으로 뛰어들었다. 공원 중앙 미끄럼틀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자 주변 일대에는 금세 시원한 냉기가 돌았고, 아이들은 물총놀이를 하거나 워터슬라이드를 타며 더위를 식혔다. 부모들은 파라솔과 실외 냉방기 앞에서 아이들을 지켜봤다.

관리인에 따르면 개장 첫날 입장객은 130명, 둘째 날은 16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도 이른 시간부터 부모를 포함한 40여 명이 물놀이장을 찾았으며, 주말에는 오후 2~3시가 가장 붐빈다고 한다.

서초구에 사는 이수경 씨(35)는 "아이가 방학이라 물놀이할 곳을 찾다가 동네에 새로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며 "멀리 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서 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서울을 찾은 최한나 씨(41)는 "아이들이 놀기 좋고 이용료도 2000원이라 부담이 없다"며 "구청에서 관리해서인지 물도 깨끗해 보여 내일도 다시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