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주식 2억 벌었다'는 말=전치 4주 고통" 정신과 의사 'FOMO 뇌' 진단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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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손실과 투자 스트레스로 정신과를 찾는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타인의 투자 성공사례는 실제 신체적 통증과 같은 수준의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종석 원장은 지난 14일 YTN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 출연해 최근 주식 문제를 호소하는 신규 환자가 크게 늘었다며 "주식 중독이나 투자 손실, 주식 우울증을 이야기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타인의 주식으로 돈을 벌 때 투자자들에게 큰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포모(FOMO·소외 공포) 증후군이 뇌 부위로 전달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원장은 "'누가 SK하이닉스를 팔아 2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칼에 찔리거나 불에 뎄을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뇌에 통증이 전달된다"며 "그 강도는 '전치 4주' 수준에 해당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이 잘되면 고통을 느끼는 뇌 부위가 따로 있다. 이는 질투감이나 자존감이 낮아서가 아닌 ‘사회적 통증’을 느끼는 인간의 본능"이라며 "이는 단순히 질투심이나 자존감 문제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통증을 담당하는 뇌 회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눈앞의 수익에 집중해 계속해서 돈을 쏟아붓는, 이른바 '물타기'에 대해선 "그런 사람은 한 달도 기다리지 못한다. 며칠 안에 단타 칠 생각만 하는 것"이라며 "내가 주식 전문가가 아닌데 욕망에 마비돼 뇌동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자신의 경험도 털어놨다. 그는 과거 무지성 투자로 3억 2000만 원이 넘는 손실을 본 뒤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며 "준비 없이 욕망과 포모 심리에 휩쓸려 정치 테마주와 코스닥 제약 종목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가 하이닉스로 이번에 2억을 벌어서 좋은 아파트로 이사 갔다는 얘기를 들으면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를 따라가야 한다는 열등감과 불안에 사로잡히면 편도체가 자극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돼 불면증이나 소화불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주식 변동성 때문에 괴로워하는 분들이 지금도 많다. 내가 투자에 적합한 사람인가, 내가 1년 동안 투자한 돈을 안 볼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