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 2000표 묶인 34시간
투표용지 부족으로 시작된 혼란, 밤샘 대치·선관위원장 사과까지
서울시장 개표 46시간 만에 완료
- 박지혜 기자, 구윤성 기자, 김도우 기자, 김민지 기자, 김진환 기자,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구윤성 김도우 김민지 김진환 박정호 기자 = ]
"'투표용지가 없습니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퇴근 시간대와 맞물려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모두 소진됐다.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바닥나는 초유의 상황에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현장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장에 남아 있던 유권자들에게 대기표를 배부하고 추가 투표용지를 긴급 수송했다. 이후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투표를 진행했다. 참정권 보장을 위해 잠실 7동 제2투표소는 투표 종료 시각을 오후 10시까지 4시간 연장했다.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잠실7동 제2투표소가 가장 큰 혼란을 겪었다.
논란은 투표 종료 이후에도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 대응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투표함 반출을 막아섰다. 현장에는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들이 모여 "부정선거", "개표 중단" 등을 주장하며 밤샘 농성을 벌였다.
4일 새벽부터 태극기를 든 참가자들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투표소 앞은 사실상 집회 현장으로 변했다. 일부 주민들은 선관위의 관리 부실을 비판했다. 투표하지 못했다는 시민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결국 투표 종료 후 개표소로 이동했어야 할 투표함 2개는 투표소에 그대로 남겨졌다. 해당 투표함에는 약 2000여 명의 유권자가 행사한 표가 담겨 있었고, 반출 지연은 장기화됐다.
상황이 계속되자 경찰은 5일 오전 기동대 18개 부대, 약 1000명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일부 참가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인간 띠를 만들어 맞섰지만, 경찰은 통행로를 확보했고 이날 오전 8시54분 투표함 2개를 개표소로 이송했다. 본투표 종료 후 약 34시간 만이었다.
사태가 확산되자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5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투표용지 부족 등 선거 관리 미흡에 대해 사과했다. 선관위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남아 있던 투표함 2개는 본투표 종료 약 34시간 만인 5일 오전 개표소로 이송됐다. 해당 투표함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서울시장 선거 개표도 본투표 종료 약 46시간 만에 최종 마무리됐다.
pjh25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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