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차로 다 어긴 '지게차 운전자'…사망 피해자 두고 "왜 위반했냐"[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서울 양천구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이 지게차에 치여 숨진 가운데 유족이 가해 운전자의 태도와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4일 JTBC '사건반장'에는 지난 4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편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사고는 4월 24일 오전 8시께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발생했다. 당시 아내는 평소처럼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다 지게차에 치였다.
A 씨는 출근 중 경찰로부터 "배우자가 교통사고로 현장에서 숨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함께 있었던 아내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보이스피싱을 의심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이미 영안실에 안치된 상태였다.
사고 당시 CCTV를 확인한 A 씨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횡단보도에 들어서자마자 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영상을 보니 아내가 이미 횡단보도의 80% 이상을 건넌 상태에서 지게차에 치였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당시 교통 신호는 이미 적색으로 바뀌어 있었고, 반대편 차선 차와 주변 차는 모두 정지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게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횡단보도로 진입해 피해자를 들이받았다.
더욱이 해당 장소는 어린이보호구역이자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로, 과속방지턱과 교통안전지도 인력까지 배치돼 있던 상황이었다.
A 씨는 가해 운전자가 사고 직후 보인 행동에도 분노했다. 그는 "목격자들에 따르면 운전자는 쓰러진 아내를 걱정하거나 구조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왜 신호 위반을 했느냐'며 욕설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XX, 왜 신호 위반했어?'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더라. 사고 나서 바로 쓰러진 아내한테 그렇게 욕을 했다. 경찰이 8분 만에 도착했다. 근데 계속 자기 지게차 사진만 찍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해 운전자인 60대 남성 B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 2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의 과실로 인한 사망 사고로 사안이 중대하지만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음이 (피해자 측으로부터)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족과 합의를 시도하려는 의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지금까지 가해자 측이나 변호사로부터 합의와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장례식장에도 오지 않았고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가해자를 법에 따라 최대한의 책임을 지도록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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