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남편 간병한 노모에게 재산분할 소송 건 두 딸…"아파트 넘겨달라"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치매 남편을 수년간 홀로 간병한 70대 여성이 남편 사망 후 두 딸로부터 상속 소송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4일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70대 여성 A 씨는 세상을 떠난 남편이 남긴 아파트와 퇴직생활급여금을 둘러싸고 자녀들로부터 재산 분할을 요구받았다. A 씨는 "마지막 삶의 터전마저 빼앗길 위기"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 씨는 "저는 평생 초등학교 교사인 남편과 4남매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살았다. 알뜰하게 모은 돈으로 부동산 투자와 관리도 직접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둘, 딸 둘 장성했고 교장이 된 남편이 퇴직하면 평온한 노후를 보낼 줄 알았다"며 "하지만 퇴직하자마자 남편이 치매를 앓기 시작했다. 저는 밤낮없이 남편을 간병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긴 시간이 흐르고 남편은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사실 남편이 남긴 재산이 그리 많지는 않다. 생전에 남편은 조상 묘가 있는 선산과 묘토를 두 아들에게 넘겼다. 대를 이어 조상을 돌볼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결혼하고 나서 왕래가 뜸했던 두 딸에게는 따로 재산을 주지 않았다. 남편이 사망할 당시 남아 있던 재산이라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와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나오는 퇴직생활급여금 정도가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편은 생전에 퇴직생활급여금 수급권자를 아내인 A 씨로 지정해 둔 상태였다. A 씨는 남편 사망 후 급여금으로 생활비와 병원비를 충당하며 지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두 딸의 태도가 달라졌다. A 씨는 "두 딸이 찾아와 아파트를 넘겨달라고 요구했다"며 "'내가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할 마지막 집'이라며 거절하자 딸들은 '상속재산부할심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남편이 저를 위해 지정해 둔 퇴직생활급여금까지 상속재산이라며 나누자고 한다. 평생 자식을 키우고 재산을 일구고 치매에 걸린 남편을 홀로 간병해 왔는데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는 거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딸들이 아들들이 받은 선산에 불만이 있다면 상속재산 분할이 아니라 유류분 청구를 해야 한다는데 뭐가 맞는 거냐. 마지막 삶의 터전마저 자식들에게 뺏길 위기에 처하니 너무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김미루 변호사는 "남편 명의 아파트는 상속재산에 해당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편이 생전에 아내를 수급권자로 지정한 한국교직원공제회 퇴직생활급여금은 상속재산이 아닌 개인의 고유재산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또 "두 아들에게 넘긴 선산과 묘토는 실제 제사와 분묘 관리 목적이 인정될 경우 상속재산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오랜 기간 남편을 간병하고 재산을 관리한 점에 대해서는 "기여분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딸들이 제기한 상속재산분할심판은 남아 있는 재산을 나누기 위한 절차이며 생전 증여로 상속분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유류분 반환 청구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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