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상대적 박탈감' 커진 1년…"장기적 사회 구조 개혁 필요"
사회·경제학자 진단…"절대적 빈곤 아닌 상대적 빈곤 시대"
제한된 일자리, 갈등 커져…'생산과 재분배' 근본적 고민할 때
- 권진영 기자, 윤주영 기자,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윤주영 권준언 기자 = 지난 1년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를 앞세워 증시 활성화와 경기 부양에 집중하는 한편 노동권 확대와 취약계층 보호 정책을 추진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1주년을 맞아 '코스피 8000 돌파'를 비롯해 경제 성장률 회복 등을 대표 성과라며 전면에 내세웠다.
사회·경제학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청년 고용 악화와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세대 갈등을 해소할 장기적인 사회 구조 개혁은 향후 과제로 꼽았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우려한 지점은 국민이 체감하는 '박탈감'이다. 최근 자산시장 활황이 불평등 문제를 더욱 부각한다는 지적이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소득보다 자산이 불평등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인데 부동산에 이어 주식이 부의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산이 없는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이나 심리적 위축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주식시장으로 인해 노동소득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이라며 "이제 한국은 절대적 빈곤에 대해 고민하는 시대를 벗어나 상대적 빈곤을 경험하는 시대에 놓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재명 정부에서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제공이 되지 않는 구조적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허 교수는 "지금까지 청년 우선 정책이 없었다. 국가 미래를 본다면 지금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20대 청년 정책"이라며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일자리를 전전하는 청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예 노동시장 진입을 포기한 청년들"이라며 "이들이 장기간 노동시장 밖에 머문다면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청년 문제가 세대 갈등 양상까지 이어져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허준수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노년층 갈등이라고 하지만 노인 일자리 실제 통계를 보면 생존을 위해 기피 업종이 많다"며 "청년들은 정부가 노인들을 위해 잘해주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 문제 역시 청년 문제만큼 쉽지 않은 문제다. 정년을 없애는 안을 고민하거나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세대 갈등으로만 볼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가 정치적 포퓰리즘 없이 길게 보고 청년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 파업 등으로 인해 불거진 성과금 논란에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졌다는 분석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 구조 개편에도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 1년은 노동권 보호와 취약 노동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핵심 과제는 단순한 노사 대립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하청 간 격차 문제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철영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이 없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있는 걸 잘 나눠 먹어야 하는 시대"라며 "제한된 일자리를 다뤄야 하다 보니 남녀갈등, 세대 갈등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 반도체는 활황인데 자영업, 중소기업 등은 너무 상황이 좋지 않다. 밑바닥 경기가 너무 좋지 않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단기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잘 쓰고 있다고 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국가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정책에선 아직 고민해야 할 때다. 사회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인공지능(AI)이 확산해 청년 일자리는 물론 전 세대 일자리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재명 정부 2년 차에선 코스피 지수 등 단순 경제 지표보단 국민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달려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AI 관련 문제는 청년뿐 아니라 전 세대 문제로 따져봐야 한다. 국민 상당수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생산과 재분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미래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 또한 "일자리 확대와 함께 AI 자동화 시대에 대응한 노동시장 재설계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노동권 보호와 시장 활성화라는 성과를 넘어 청년 고용, 자산 불평등 완화, AI 시대 노동시장 재편이라는 과제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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