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왜 입었냐, 남자 있었냐" 폭행까지…'가스라이팅' 남편이 이혼 요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남편의 집착과 폭언, 폭력에 시달리던 한 여성이 결국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7년 차 여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남편은 미술학원 강사인데 연애할 때만 해도 굉장히 세심한 사람이었다"며 "제가 말한 작은 변화도 기억해 주고 제 마음을 먼저 살펴주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의 태도는 점점 달라졌다. A 씨는 "치마는 왜 입었냐, 화장은 왜 했냐, 잘 보일 사람 있냐며 간섭하기 시작했다"며 "친구를 만나러 가면 하루 종일 전화를 했고 조금만 늦어져도 '누구랑 있었어? 남자라도 있었냐'고 추궁했다"고 털어놨다.

첫 폭력은 아이 어린이집 행사 뒤풀이 날 발생했다. A 씨는 "엄마들과 커피를 마시고 늦게 귀가했는데 남편이 휴대폰을 던지며 화를 냈다"며 "'내가 허락받고 살아야 하냐'고 말하자 제 팔을 잡고 벽으로 밀쳤다"고 했다.

이어 "제가 울자 남편은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마. 내가 때렸냐? 밀쳤지?'라고 말했다"며 "그 후에도 '다른 데서 화내는 거 봤냐' '다른 남자였으면 너랑 못 살았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A 씨는 "계속 그런 말을 듣다 보니 정말 내가 잘못한 건가 싶었다"며 "나중에야 그게 가스라이팅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결정적인 사건은 아이 앞에서 벌어졌다. A 씨는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남편이 집안 꼴이 왜 이 모양이냐며 짜증을 냈다"며 "제가 못 들은 척했더니 식탁을 발로 찼고 놀란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제 어깨를 밀쳐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쳤다"며 "아이가 울면서 '아빠 자꾸 엄마 때리지 마'라고 외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A 씨는 이후 몰래 녹음해 둔 파일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녹음 파일에는 남편의 욕설과 아이의 울음소리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결국 A 씨는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지만 남편은 "부부싸움 몇 번 한 걸 가정폭력으로 과장한다"며 오히려 이혼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홍수현 변호사는 "민법 840조 3호는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며 "폭행뿐 아니라 정신적 학대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스라이팅은 심리적 조작을 통해 상대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판단력을 잃게 하는 행위"라며 "신체적 폭행이 없더라도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 심리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건처럼 가스라이팅이 폭언·폭행과 결합된 경우에는 재판상 이혼 사유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남편이 먼저 이혼을 요구한 상황과 관련해서는 "혼인 관계가 파탄 났더라도 그 책임이 남편에게 더 크다면 남편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 변호사는 "반복적인 폭언·폭행과 가스라이팅은 위자료 청구 사유도 될 수 있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 문자, 녹취록,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