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김건희 2심 징역 4년…"변명으로 일관·지위 이용"(종합)
징역 1년 8개월→ 4년…샤넬백 2개·목걸이 포괄일죄
주가조작 공동정범 인정…공소시효 도과하지 않아
- 문혜원 기자, 한수현 기자,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한수현 서한샘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주가조작 시세조종 행위와 알선수재 행위가 유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이 늘었다. 김 여사 측은 항소심 선고 직후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5-2부(고법판사 신종오 성언주 원익선)는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압수된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1개를 몰수하고 2094만 원을 추징한다고 명했다.
다만 명태균 씨로부터 총 2억 7000만 원 상당의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1심 판단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1심보다 형량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앞서 1심은 세 가지 혐의 중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로 인정하며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또 압수된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몰수와 1281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 위반죄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해 건전한 주식시장의 육성 및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자본시장을 교란하며 특히 일반 투자자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한다"며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이 사건 시세조종 범행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 및 증권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에 의한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하였음에도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김 여사에게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제공된 미래에셋대우 계좌 및 자금, 블랙펄 측에게 매도한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용인함을 넘어서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가담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심과 달리 공소시효가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블랙펄 측과의 정산을 거쳐 공모관계에서 이탈했다고 봐도 다른 공범들이 시세조종 행위를 2012년 12월 5일까지 계속했다"며 "피고인이 다른 공범들의 범행 실행을 저지하지 않은 이상 그 이후 다른 공범들이 행한 시세조종의 행위에 대해서도 그 죄책을 부담하게 된다"고 짚었다.
또 "일정 기간 계속해 행하고 그 피해 범위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야 한다"며 포괄일죄(하나의 범죄)를 인정했다.
아울러 "공소가 제기된 2025년 8월을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도과되지 않았다"며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계좌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고가 매수·허수 매수·통정매매 등으로 8억 1144만여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재판부는 통일교 금품수수 관련 알선수재 혐의도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 합계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2022년 4월 7일자 첫 번째 가방 수수, 2022년 7월 5일자 두 번째 가방 수수, 세 번째 2022년 7월 29일자 그라프 목걸이의 수수 행위들은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알선수재 범행은 포괄일죄로 처벌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이전인 2022년 4월 7일 샤넬 가방 수수 혐의를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2022년 5월 10일이다.
재판부는 "처음으로 샤넬 가방 등이 교부된 2022년 4월 7일경은 대통령 취임식(2022년 5월 10일) 한 달 전으로,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기여한 통일교가 대선 지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 예견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통일교가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협력을 구하기 위한 청탁을 받고 알선의 명목으로 윤 모 씨(윤영호 통일교 세계본부장)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이 부분 공소 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또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오히려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행위를 했고 그로 인한 국정의 투명성과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그로 인한 국론의 분열과 국민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질책했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피고인과 명태균 사이의 문자메시지 내용이나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를 정치적 공동체라고 진술한 내용 등만으로는 피고인을 정치활동을 하는 자인 윤석열의 배우자가 아니라 그 스스로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까지는 보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항소심 선고 직후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부적절한 부분은 상고심에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다"며 "간접 증거가 일부 있다고 해도 배치되는 게 다수인데 일부 정황만으로 공동정범을 인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채명성 변호사는 "김 여사가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본 것이고, 주가조작 주범과는 차이가 있다"며 "그 부분이 양형에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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