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연애 내 사랑 있다"…'왕사남' 디자이너, 커밍아웃 후 게시물 삭제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왼쪽), 박시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영화 '관상' '곡성'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등을 제작한 박시영 디자이너가 커밍아웃 글을 올렸다가 돌연 삭제해 이목을 끌었다.

최근 박 디자이너는 SNS를 통해 15년째 교제 중인 연인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그는 "나이, 성별, 계급 떼고 거추장스러운 거 모두 떼어내고 내 마음만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나는 15년 내내 이 마음이 들끓어댄다.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세상에 우리 애인 같은 사람이 있는 걸 보니 신도 있겠구나 싶고 그렇다. 나는 이 사랑을 위해서 정말 세상에 못 할 짓이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나처럼 자랑하는 거 좋아하고 꺼드럭대고 수다 떠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내 사랑을 자랑하지 못하는 거 참 서글프다.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건데"라며 연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 현실적인 어려움도 언급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가니 법적 보호자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장애들이 좀 괴롭지만 돈도 좀 있겠다, 나가서 살지 뭐. 가능한 곳에 투자이민 가면 되지. 뭐 어떡하나. 나라의 보호가 안 되면 돈의 보호라도 받는 거지 뭐"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이 안 돼서 본의 아니게 연애만 15년째 하고 있지만 나쁘지 않다. 난 그의 연인이고 그의 마음에 들게 해야 된다. 우리가 연애하는 동안 우리 두 마음을 뜨겁게 유지시켜야 한다. 나는 자신 있다. 70살이 되어도 그 나이대에 제일 뜨거운 영감이 될 자신이 있다. 나는 이 사랑을 허락받을 생각도 없고 이해받을 생각도 없다"라며 관계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은 이후 돌연 삭제됐다. 박 디자이너는 추가 글을 통해 "마음을 주체 못 해서 팔푼이 짓 좀 했다고 무슨 기사까지 나올 일이냐"라며 "웹소설의 북부대공이라도 된 기분이다"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는 그냥 이곳에서 농사나 짓고 일이나 하고 파도나 타면서 어제처럼 오늘을 잘 보내겠다"라고 덧붙였다.

박시영 디자이너는 2006년 영화 '짝패' 포스터 디자인 작업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영화 '마더' '하녀' '관상' '곡성' '왕사남' 등을 비롯한 다수 작품의 포스터를 제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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