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경영진 묻지마 펀드 투자"…고려아연 "경영 판단"
고려아연 경영진 상대 주주대표소송 첫 변론기일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영풍(000670)이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010130)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4005억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고려아연 경영진들이)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고승일)는 2일 오전 10시 10분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노진수 전 부회장, 박기덕 대표이사 사장 등 3명을 상대로 제기한 4005억 원 주주대표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주주대표소송은 경영진의 행위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말한다.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손해배상 채권은 주주들이 아닌 회사가 갖는다.
이날 영풍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과정에서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풍은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고려아연 측 대리인은 "고려아연이 인수한 사채와 관련한 내부 의사결정 문서"라면서 "해당 사채는 모두 상환이 완료돼 쟁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실 발생이 전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입증 자료가 없는 상태"라면서 "손해 발생 여부가 확인 안 되는데도 내부 문서를 내라는 격"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영풍 측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관련해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고 '묻지마 투자'의 개연성이 입증된 상태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영풍 측은 펀드 투자 의사결정 담당자에 대한 고려아연의 사실조회 답변에 대해서도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영풍 측은 "펀드 투자를 어떻게 결정하고 누가 담당자인지 사실조회를 신청했고 재판부가 채택했는데, 회신을 보면 경영상 정보로 알릴 수 없다고 한다"며 "별도로 강제력 있는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최 회장이 비정상적인 투자와 독단적인 경영으로 고려아연에 천문학적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해 왔다. 노 전 부회장과 박 사장에 대해서는 전현직 대표이사로서 최 회장의 부당한 업무 지시를 그대로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8개 펀드에 이사회 승인 없이 독단적인 판단으로 5600억 원을 투자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며 "중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과 최 회장의 사적 관계가 투자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여유 자금을 활용해 투자 수익을 제고하려는 합리적 경영 판단으로 투자를 결정했다"며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 및 내규상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쳤고 이사회 결의 사안은 아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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