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범 어겼다"…'직원 20분 감금·협박' 장외주식 브로커, 집행유예
1심 "현장에 50명 모여 한 사람 위협"…실형 선고
2심 "피해자에게 1.5억 지급·합의…유리한 정상"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장외브로커로 불리는 '무인가 비상장주식 거래 업체'를 운영하는 A 씨가 내부 규범을 어겼다는 이유로 직원을 공동협박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부장판사 전보성)는 이달 2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협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범행 가담 정도가 크다고 판단된 피고인 B 씨와 C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D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들에게는 사회봉사 120시간도 명했다.
함께 공동협박에 가담한 피고인 12명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A 씨는 광주·부산·대구·순천·창원·제주 등 전국 8개 지부를 둔 비상장주식 거래 업체의 회장이다.
해당 업체는 신입 직원에게 최소 2개월간 주 5일 이상 1시간씩 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 엄격한 내부 규범을 적용했다. 해당 규범에는 비상장주식 거래 매수자(고객)로부터 민·형사상 이의가 제기될 경우 직원 자금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거나, 문제 발생 시 직원이 우선 해결하도록 하는 등 직원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지부 부대표이자 이 사건 피해자인 E 씨는 2019년 5월쯤 자신과 본인이 유치한 고객이 투자한 비상장주식을 환매해달라고 업체에 요구했다. 그러자 A 씨는 환매를 포기할 것을 강요하면서 다시는 E 씨처럼 조직에 반발하는 사례가 없도록 전체 직원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겠다고 마음먹었다.
A 씨는 같은 해 6월 23일 E 씨를 협박하기 위해 각 지부 임원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협박 현장에는 업체 직원 40~50명이 모였다.
그중 A 씨를 포함한 16명은 E 씨를 둘러싸서 현장을 이탈하지 못하도록 막은 채 "우리가 어디 다니는지 미행하고 있다" "XXX아, 왜 그렇게 됐냐" 등 욕설을 퍼부으며 20분 동안 E 씨를 위협했다.
1심 재판부는 현장에 모인 인원이 약 50여명에 달해 그 위험성이 상당했던 점, A 씨가 이 사건 조직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지시하고 나머지 피고인 3명은 이 사건을 주도적으로 지휘해 그 가담 정도에 따라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점 등을 불리한 양형 조건으로 봤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를 거들며 범행을 지시한 B 씨와 C 씨에게 징역 1년, D 씨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피고인 12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피고인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조직 구성원 약 50명이 모여 피해자 한 명을 둘러싸 현장을 이탈하지 못하게 하고 욕설하는 방법으로 20분간 겁을 주어 죄질이 몹시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A 씨가 2심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E 씨에게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했다.
이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며 원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의 형을 감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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