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화재 분류체계 19년 만 전면 개편…신종 화재 대응 강화

전기차·ESS·무인점포 등 신종 재난 맞춤형 코드 신설

15일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 스마트 e-자동차과 실습실에서 열린 '대구소방안전본부 전기자동차 화재진압 역량 강화 교육'에 참가한 소방관들이 전기차를 살펴보며 구동장치와 배터리 구조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2023년 영남이공대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화재조사 및 화재진압 대원들의 전기자동차 화재진압 대응 능력 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26.1.15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소방청은 2005년 '화재조사 및 보고규정' 제정 이후 19년간 유지해 온 화재조사 분류체계를 변화된 재난 환경에 맞춰 전면 개편한다고 26일 밝혔다. 전기차·무인점포 등 신종 화재 유형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소방청은 지난 25일 시·도 소방본부 관계자 등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재조사 분류체계 개선 TF팀' 킥오프 회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TF팀 출범은 국가화재정보시스템(NFDS)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화재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연계하는 국가적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현행 분류체계는 담배, 가스, 전기 누전 등 기존 발화 유형 중심으로 설계돼 리튬이온 배터리, 무인점포, 공유 모빌리티 충전시설 등 신기술 화재를 단순히 '전기적 요인' 등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어 정밀한 원인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분류 코드가 없으면 정확한 통계가 없고, 통계가 없으면 정책도 없다"며 "신기술 화재에 대한 정밀 분류체계를 갖추는 것이 예방정책 수립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TF팀은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글로벌 선진 분류체계를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는 모델을 마련한다. 사고 유형에 따라 화재를 세분화하는 미국 방화협회(NFPA) 방식과, 발화열원을 중심으로 발화요인·발화장소·최초착화물 등 4요소를 연계하는 일본 소방청(FDMA)의 복합 분류체계를 벤치마킹한다.

또 산업단지와 자원순환시설 등 타 기관 승인통계를 반영하고, 전기차와 ESS, 무인점포 등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신종 산업 분야를 독립된 화재 분류 코드로 신설해 통계의 해상도를 높인다.

아울러 건축물대장, 자동차등록정보, 기상정보 등 기존에 수기로 입력하던 데이터를 자동 연계해 업무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AI 기반 통계 분석과 위험 예지 기능까지 시스템을 확장한다.

소방청은 이번 개편을 통해 화재 조사 결과가 제품 리콜이나 제도 개선 등 예방정책으로 이어지는 환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룡 소방청장은 "화재조사는 소방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과 같고 분류체계는 이를 읽는 기준"이라며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이 정확한 화재 기록 체계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