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서사에 속은 검찰, 개가 웃을 일…유영철·강호순 때도 마찬가지"
배상훈 프로파일러 "범죄자의 이야기 구조 수사관 쉽게 빠져" 비판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배상훈 프로파일러가 남성 2명을 살해한 '강북 모텔 살인'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 피의자 김소영의 주장에 지나치게 의존해 수사를 진행했다며 "범죄자의 자기 서사를 검증 없이 받아쓴 수준"이라고 깎아내렸다.
11일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설명 방식과 범죄 심리 분석을 둘러싼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영상이 공개됐다. 배 프로파일러는 영상에서 "검찰 발표를 보면 뭔가 석연치 않다. 제대로 된 수사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고 말하며 사건 설명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검찰이 김소영의 어린 시절 환경을 '가정불화'라는 표현으로 설명한 부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어린 시절 부친의 음주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면 그것은 가정불화가 아니라 아동학대"라며 "아동학대를 단순히 가정불화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동학대 경험을 범죄 성향의 원인처럼 설명하는 방식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했다고 해서 모두가 연쇄살인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동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많지만 대부분은 범죄자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형태의 정서적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범죄자의 어린 시절 서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사 방식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쇄살인범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어린 시절 학대 서사를 자주 이야기한다"며 "수사기관이 이런 서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사건 분석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프로파일러는 "어려서부터 학대를 당해서 범죄자가 됐다는 식의 설명은 상당수 사실과 다르다"며 "이춘재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소한 중농 이상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영철이나 강호순 같은 사건에서도 범죄자의 서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자들이 스스로 만든 이야기 구조에 수사기관이나 언론이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런 서사가 먹힌다는 것을 범죄자들도 잘 알고 있다. 당시 사건을 다뤘던 일부 프로파일러들의 분석 역시 충분한 근거 없이 서사를 따라간 측면이 있었다"며 "김소영 사건을 보면서 수사를 왜 이렇게 엉망으로 할까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식으로 범죄자들이 주장하는 자기 서사를 그대로 복제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라며 검찰의 수사 결과를 힐난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자기중심적 성향과 사이코패스 성향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며 "이런 설명은 과학적 분석이라기보다 결과를 맞추기 위한 해석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범죄 심리 분석을 발표할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이나 검찰이 범죄 심리를 설명할 때는 전문가 검증과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현재 공개된 설명만으로는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충분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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