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여행중 휴대폰 뺏기고 어깨 수술…"강도들 '비번 풀어달라' 연락" 황당 [영상]

JTBC '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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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페루 여행 중 강도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어깨 수술까지 받은 한국인 유튜버가 귀국 후에도 범인들로부터 휴대전화 '분실 모드 잠금'을 풀어달라는 황당한 연락을 받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과거 자영업을 하다가 코로나19 시기에 어려움을 겪은 뒤 여행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유튜버 A 씨는 갈라파고스 다이빙 코스 등 남미 주변 국가를 여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사건은 지난달 22일 발생했다. A 씨는 에콰도르에서 페루로 이동하던 중 경유지에서 약 5시간 동안 대기하게 됐다. 당시 그는 가방을 버스 회사에 맡긴 뒤 환전과 식사를 위해 휴대전화로 지도를 확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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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가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A 씨는 음료 가판대가 있고 행인도 있는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인도에 서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오토바이를 탄 강도가 나타나 휴대전화를 낚아챘다.

A 씨는 휴대전화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손에 힘을 줬지만 오토바이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이 과정에서 어깨를 크게 다쳤고 한쪽 팔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행인의 도움으로 경찰이 출동했고 A 씨는 병원으로 이동했다. 당시 부상은 겉으로 보기에도 한쪽 팔이 다른 쪽보다 길어 보일 정도로 심각했으며 검사 결과 어깨 탈구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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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병원에서는 의사가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고 경찰이나 병원 직원과 의사소통도 쉽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대사관 직원 역시 다른 지역에서 이동 중이어서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히 대사관이 현지 교민을 연결해 주면서 통역 문제는 해결됐지만 의사를 바로 만날 수는 없었다. 결국 교민의 제안으로 더 큰 병원으로 옮겼고, 어깨를 다친 지 약 10시간이 지나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을 마친 뒤에는 뜻밖의 연락까지 받았다. 누군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며 돌려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그러나 이를 들은 교민과 경찰은 돈을 추가로 요구하거나 비밀번호를 풀게 하려는 수법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2차 피해를 당할 수 있으니 절대 만나지 말라고 만류했다.

이에 A 씨는 경찰에게 연락처만 전달했고 스마트워치로 확인한 휴대전화 위치 정보도 함께 제공했다. 당시 휴대전화는 몇 시간 전 약 3㎞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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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은 위치 정보를 전달받고도 조서 작성에만 집중했고 범인을 잡으러 갈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A 씨가 "왜 잡으러 가지 않느냐"고 묻자 경찰은 "어차피 가도 못 잡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A 씨는 휴대전화를 찾지 못한 채 교민의 집에서 며칠 동안 회복한 뒤 남미 여행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귀국 전 경찰서를 다시 찾아 업데이트된 위치 정보까지 전달했지만 경찰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제보자가 잃어버린 휴대전화는 페루에서 약 300만원 수준에 거래되는 고가 제품이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람이 계속 연락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메신저 앱을 통해 "분실 모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A 씨는 "휴대전화 값을 먼저 보내주면 풀어주겠다"고 대응하면서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어차피 휴대전화를 돌려받기 어려울 것 같지만 이렇게 연락해 비밀번호를 풀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어이없었다"며 제보 이유를 전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