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스파오 넘기며 대금 회수 지연·이자 면제…이랜드 부당지원"

양도대금 511억 유예·지연이자 면제…계열사 이익 제공 판단
스파오 자산 양도대금 511억 유예…지연이자 면제도 문제

스파오 스타필드 고양점(이랜드월드 제공)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이랜드리테일(013690)이 계열사 이랜드월드에 의류 브랜드 '스파오'(SPAO)를 넘기면서 대금을 늦게 회수하고 지연이자를 받지 않은 행위가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공정위는 자금과 인력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에 약 4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두 회사는 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과징금 납부 명령 중 각 14억 35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4년 5월 27일 이랜드월드와 스파오 관련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약 511억 원에 달하는 양도대금 지급을 유예해 주고 지연이자도 면제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랜드월드가 양도대금을 무이자로 제공받은 것과 다름없으며 지연이자 역시 부당하게 이랜드월드에 귀속됐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자산 양수도계약 체결 이후 양도대금을 지연 회수하면서 지연이자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이랜드월드에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던 이랜드월드를 지원하려는 의도로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되던 자산(스파오)을 이전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공정위가 문제 삼은 '부동산 매매계약 형식을 통한 자금 무상 대여'와 '대표이사 급여 부담을 통한 인력 지원 행위'에 대해서는 이랜드 계열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랜드리테일은 2016년 12월 31일 이랜드월드로부터 인천 부평구 창고 건물과 전남 무안군 토지를 670억 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계약금 560억 원을 지급했다. 이후 2017년 6월 30일 매매 계약을 해제하면서 계약금을 돌려받았다.

공정위는 이 행위가 외형상 부동산 매매 계약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에 계약금 상당의 자금을 약 6개월간 무상 대여한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제공받은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이 전혀 없어 부당한 자금지원 행위가 아니다"라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또 공정위는 2013년 11월 11일부터 2016년 3월 28일까지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 대표이사를 겸임하던 김연배 당시 대표이사의 급여를 전액 부담한 점을 두고 '부당한 인력 지원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주식회사 임원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지 회사에 고용돼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표이사를 겸임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랜드월드에 근로 등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대표이사의 급여를 이랜드리테일이 모두 부담했더라도 이랜드월드에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려워 인력지원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