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장 "계엄으로 헌법 질서 재조명…경찰 법집행은 헌법 가치 시험대"
[인터뷰] 김성희 경찰대학장 직무대리 "경찰, 헌법 가치 체현해야"
"경찰 '범죄투사' 아닌 '문제 해결자'…원인 치유적 치안 집중해야"
- 박동해 기자
(아산=뉴스1) 박동해 기자 = '조국·정의·명예'의 학훈을 새기고 교문을 나섰던 청년 경찰이 30여 년 만에 경찰대학의 수장이 돼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모교로 돌아온 향수에 젖어 있기엔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추억보다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지난 6일 충남 아산 경찰대학 교정에서 뉴스1과 만난 김성희 경찰대학장 직무대리는 격변하는 치안 환경 속에서 취임 후 4개월간 대학의 '본질'을 다시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의 정체성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하기 위한 추진계획 수립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 학장은 '리스타트'(Restart)라고 이름 붙인 이 계획의 목표를 '초일류 안전강국을 선도하는 정예경찰의 산실'로 설정했다. 리스타트의 첫 번째 세부 과제로 김 학장은 '헌법가치 수호를 위한 헌법정신 교육 확대'를 꼽았다.
그는 "지난 비상계엄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헌법 질서와 민주적 통제 질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준 계기가 됐다"며 경찰 활동의 뿌리가 헌법에 있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경찰의 법 집행 현장은 헌법적 가치가 그대로 드러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고 했다. 다소 추상적인 헌법 조문의 내용이 시민들의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가장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경찰의 법집행 현장이라는 것이다.
김 학장은 "헌법 교육은 단순히 조문을 암기하는 차원을 넘어 '안전'이라는 헌법상 가치가 어떤 한계와 책임 속에서 구현돼야 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철학에 따라 경찰대학은 올해부터 학부와 직무 교육 과정 전반에 헌법 강의를 신설·확대했다. 또 학생들이 헌법 조문을 직접 필사하거나 경찰 순례길을 답사하며 그 가치를 몸소 체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경찰대학은 정신 함양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치안데이터과학연구센터 등을 중심으로 AI 트랙과 박사과정을 신설하고 관련 교육 인프라를 지속해서 확충해 나가는 중이다.
다만 김 학장은 AI 시대일수록 지식이나 기술보다 앞서는 것은 경찰관의 '정신'과 '태도'라고 단언했다. 지식과 기술은 AI로 보완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국민을 대하는 경찰관의 정신과 태도는 결코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김 학장은 올해 검찰청 폐지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아진 만큼 경찰의 전문성을 키우는 경찰대학의 책임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경찰대학의 역할이 단순히 수사 기술을 가르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봤다.
그는 "경찰이 단순히 범인을 잡는 '범죄투사'(Crime Fighter)를 넘어 사회 갈등의 원인을 고민하는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가 돼야 한다"며 "구조적 문제를 따져보고 이를 제거하는 '원인 치유적 치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학장은 그간 경찰대학이 '폐쇄성'과 '순혈주의'에 대한 비판을 성찰의 계기로 삼아왔으며, 이미 편입학 도입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경찰대학의 역할과 정체성은 '경찰인재 양성 기관'을 넘어 "연구·교육·정책을 동시에 수행하는 '삼위일체형 대학'으로 확대됐다"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의 미래를 위해 경찰대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그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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