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노래는 우리의 인생"…옛 학전서 '다시 만나기' 경연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등 7팀 출전…윤소라 '김광석상'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여기 아마 광석이가 와 있을 거예요"
'영원한 가객'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된 6일, 고인이 생전 1000회 이상 공연을 연 옛 학전블루 소극장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크로꿈밭극장에서는 '2026 광석이 다시 만나기' 경연이 열렸다.
이날 경연의 연출과 진행을 맡은 김광석의 친구, 가수 박학기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무대 한쪽에 마련된 향을 피우고 잔에 위스키를 따랐다. 향과 위스키 잔이 놓인 테이블 옆에는 김광석이 생전 사용하던 기타가 놓여 있었다.
경연이 열린 공연장에는 1시간 전부터 관객들로 북적였다. 관객들은 공연장 입구에 마련된 김광석의 노래비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를 기억했다. 노래비 앞에 놓인 소주를 잔에 따르며 김광석의 웃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는 팬도 있었다.
김광석의 온라인 팬 카페에서 활동 중인 김형수 씨(60)는 카페 회원 20여 명과 함께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
김 씨는 "김광석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여서 회원들과 왔다"며 "이 자리뿐만 아니라, 매달 회원들과 모여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통기타를 치면서 각자 가지고 있는 추억을 나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대학 선배이기도 한 김광석을 20대 때부터 좋아했다고 밝혔다. 가장 좋아하는 김광석의 노래를 묻자 그는 "한 가지 노래만 꼽을 수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광석의 노래에는 우리의 인생과 생활이 담겨 있어 좋아한다"며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우리의 마음이 담겨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20대 아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박 모 씨(58)는 "김광석은 우리 세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며 "통기타와 목에 건 하모니카, 가사 등 김광석의 모든 걸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을 때나 슬플 때나 가장 먼저 생각나는 노래가 모두 김광석 노래"라고 강조했다.
충북 청주에서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왔다는 대학생 현주연 씨(22)는 지난해 9월부터 김광석의 팬이 됐다. 현 씨는 '혼자 남은 밤'을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았다.
그는 "'이등병의 편지'나 김광석의 노래는 미디어에 많이 나오고, 아이유 등 우리 세대의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곡이 많아서 알고 있었는데 깊게 좋아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좋아하는 가수인 김광석을 추모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해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팬이 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지난해 유튜브 뮤직으로 김광석의 노래를 가장 많이 들은 상위 0.2%에 속했다"며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박학기는 이날 경연에 앞서 "30주기라고 해서 더 특별하기보다 광석이는 늘 보고 싶은 친구"라고 말했다.
공연장에는 김광석 씨의 친형 김광복 씨도 자리했다. 그는 "예전에는 이런 자리 오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좋은 마음으로 온다"고 말했다.
30주기를 맞은 오늘 가장 기억 나는 김광석의 모습에 대해 묻자 "참 장난이 많고 농담도 많이 했는데, 농담하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했다.
이날 경연의 입장권은 일찍 매진돼 138석의 객석이 관객들로 빼곡하게 찼다.
경연에는 △푸가토리(PUGATORY) △수피(Soopie) △레디 △윤소라 △하얀그루 △노답(路答) △재빈밴드 등 총 7팀이 참가했다.
이들은 김광석의 노래로 경연을 펼쳤다. 이들 가운데 3개 팀은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불렀으며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회귀',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일어나' 등 김광석의 노래를 각자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이번 경연의 심사는 강승원, 박기영, 권진원, 김형석 등이 맡았다.
관객들은 익숙한 김광석의 노래를 열창하는 경연자들을 향해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두 손을 모으고 노래를 듣는 관객이 있었으며, 경연자가 무대를 떠난 뒤에도 손뼉을 치고 격려하는 관객도 있었다.
'김광석상'의 주인공은 윤소라 씨가 됐다. 윤 씨에게는 창작지원금 200만 원과 마틴 기타가 주어졌다. '다시부르기상'은 레디가 차지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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