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 가슴 C컵 만날래?"…'번따방'에 예비 신부 신상 올린 구청 공무원
결혼 약속 뒤에도 지속적으로 원나잇 등 여성들에 집착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구청 공무원 신분의 남성이 이른바 '번따방'(여성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을 만들어 예비 신부의 사진과 신상 정보를 유포하고, 이를 통해 다수의 남성이 접근하도록 유도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의 '사건 수첩' 코너에서는 '여러 남자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한 여성 의뢰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의뢰인은 "두 달 전부터 제 신체 사이즈는 물론 이름과 나이, 출신 학교, 거주지까지 알고 있는 남자들이 매장에 찾아오기 시작했다"며 극심한 공포를 호소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우연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이들은 의뢰인의 사적인 정보에 대해 지나치게 상세히 알고 있었다.
이후 의뢰인은 그중 한 남성으로부터 자신의 신상 정보가 인터넷상에 유포돼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됐다.
의뢰인은 "집착이 심했던 헤어진 전 남자 친구가 제 결혼 소식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일이 아닐까 싶었다"며 의심의 눈길을 돌렸지만, 진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우연히 밝혀진 범인은 다름 아닌 의뢰인의 예비 신랑이었다. 예비 신랑은 29살까지 모태솔로로 지내다 친구의 소개로 이른바 '번따 강사'를 알게 됐고, 약 2년간 코칭과 실전 훈련을 받으며 여성 접근 기술을 익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키 170㎝의 외모에 학벌과 경제력까지 갖춘 이른바 '고등급 여자'로 평가된 의뢰인을 만나 교제를 시작했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예비 신랑은 번따 강사로부터 여전히 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자 이에 앙심을 품고, 별도의 번따방을 개설했다.
그는 해당 방에서 '키 170㎝ 가슴 C컵, 한국대 출신. 여러분도 이런 여자 만날 수 있다'는 식의 문구와 함께 의뢰인의 사진과 신상 정보를 공유하며 수강생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의뢰인은 "소름 끼쳐서 너 같은 인간과는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결혼을 없던 일로 하자고 파혼을 통보했다.
여기에 더해 예비 신랑은 교제 기간 출장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다른 여성들의 연락처를 수집하고, 지속적으로 원나잇 관계를 이어오는 등 줄곧 여자 친구를 속여온 사실도 드러났다. 이후 피해 여성은 구청 공무원인 예비 신랑의 직장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해당 남성은 직장 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hj8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