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자는 방에 탄내가"…대기업 가열식 가습기, 물 감지 센서 미작동

"26년형 신형 제품, 물 소진 후에도 가열 멈추지 않아"
"수위 감지 센서와 과열 방지 장치 등 표기는 돼 있어"

화재가 발생한 'S사 가습기'의 바닥 부분. 출처=보배드림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대기업 S사의 가열식 가습기를 사용하던 중 물 감지 센서가 작동하지 않아 바닥이 타는 등 화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기업 S사 가열식 가습기 쓰다가 아기들 방 불날 뻔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작업 방에서 일하고 있는데 자고 있던 아이가 울어 방에 들어가 보니 플라스틱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아이들이 자고 있던 방 안에서는 강한 탄내가 퍼져 있었고, 급히 아이들을 다른 방으로 옮긴 뒤 환기를 시키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냄새의 원인을 찾던 중 문제의 가습기를 확인했고, 가열식 가습기 바닥 부분이 타 있는 상태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A 씨가 구매한 제품은 구매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S 사의 26년형 신형 가열식 가습기로, 판매 페이지에는 수위 감지 센서와 과열 방지 안전장치가 적용돼 있다고 안내돼 있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센서가 작동하지 않아 물이 전부 소진된 뒤에도 기기가 계속 작동해 바닥이 탄 흔적이 남게됐던 것이다.

A 씨는 "초음파식도 아닌 가열식 가습기가 물이 없는 상태에서도 계속 돌아갔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아이들만 있던 방에서 불이라도 났다면 상상하기도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자면서 탄내를 마셨을 생각을 하니 미안하고 속상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끝으로 A 씨는 "건강 생각해서 쓰는 가습기인데 신생아 유아 아기 가습기라고 써놓고 이따위로 만들어 팔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혹시 아기 방에서 가열식 가습기 사용하시는 분들은 아기는 문제가 생겨도 알아채는 게 느리니까 조심하셔야 할 것 같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후 제조사 측에 문의했지만 대응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A 씨는 "제품 사진과 상황을 설명했지만 불량 여부 확인을 위해 서비스센터로 직접 가져오거나 택배로 보내라는 안내만 받았다"며 "집에 불이 났어도 연차를 쓰고 들고 오라는 식의 대응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여름 가전으로 유명한 그 회사냐? 대기업 제품을 선택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물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게 상식 아니냐", "아이 방에서 쓰는 제품인데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건 심각하다.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등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