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이수민 "김완기 감독 포옹, 극심한 통증 느껴…사과 못 받았다"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5 인천국제마라톤대회 국내 여자부 우승자 이수민(삼척시청) 선수가 김완기 감독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에 대해 "극심한 통증을 느꼈으나 감독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선수는 지난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인 직후 발생한 신체 접촉 논란과 관련해 제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말씀드리겠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먼저 이 선수는 "이번 상황을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라며 "문제의 본질은 성적 의도 여부가 아니라, 골인 직후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는 점"이라고 운을 뗐다.

이 선수는 "당시 저는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옆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다"라며 "그 순간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팔이 압박된 채 구속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선수는 김 감독을 찾아가 "골인 직후 너무 강하게 잡아당기셔서 통증이 있었다. 그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라고 분명하게 전달하면서도 "순간적으로 뿌리친 행동이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구체적인 사과나 인정은 전혀 없이 말을 돌리는 식으로 대응했다는 게 이 선수의 입장이다. 이 선수는 "감독님은 제게 논란이 있던 행동에 대한 사과도 없었고, 그 후로도 개인적·공식적인 어떤 사과나 연락도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건 공식 조사 과정에서도 감독님은 조사 전 본인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먼저 해명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라며 "선수를 보호하고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조사도 없이 해명 자료를 공개하는 모습은 매우 힘들고 혼란스러운 경험이었다. 논란이 커진 후에도 감독님은 제게 찾아와 상황을 설명하거나 대화를 시도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시청 조사 과정에서 모든 상황을 전달했다며 "현재도 통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에서 2주 치료 소견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또 이 선수는 "사건 전후 과정에서 일부 소통과 지시가 반복적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경기력이나 계약과 관련된 압박이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라며 "이와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이 일을 과장하거나 왜곡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다만 제가 실제로 경험한 통증과 상황을 정확히 말씀드리고, 확인되지 않은 비난과 추측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제게도 이번 일이 혹시 모를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두렵고 무서운 마음도 있다. 이번 일로 팀 재계약에 대한 문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동시에 "무엇보다 축제 같은 대회에서 이런 논란이 발생해 많은 분께 심려 끼친 점에 대해 죄송하다. 앞으로는 더 성숙한 자세로 경기력과 책임감 모두 발전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감독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여자 마라톤 선수는 결승선에 들어오자마자 실신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안 잡아주면 넘어지고 크게 다친다"라며 "시청자 입장에서는 잡아주고 뿌리치는 과정이 나와서 '추행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육상 쪽에서는 이런 사례가 다반사다. 이 선수가 순간적으로 명치가 아파서 그런 거고 제게 '감독님 죄송합니다'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