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애 놔두라는 동료 교사 조언, 이제 실감…선생질했다가 민원 폭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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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학생에게 일상적인 생활 지도를 했다가 민원을 받은 교사가 눈물을 흘렸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사인데 울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교사라고 밝힌 A 씨는 "오늘 많이 무너졌다. 일상적인 생활 지도를 했던 일이 민원이 돼 돌아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동료 선생님들이 왜 수업 시간에 자는 애 절대 깨우지 말고 내버려두고, 책 없이 앉아있어도 내버려두고, 과제 안 해도 뭐라고 하지 말라는 건지 이제 알았다"라며 "초등학교도 아니다. 관리자분은 저한테 아이 마음을 풀어주라고 한다. 민원을 달래는 것만 목적이지, 내용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같은 행동을 한 세 아이에게 똑같이 뭐라고 했는데 한 학부모에게만 민원이 들어온 것"이라며 "누구에게는 받아들여지는 지도가 어떤 아이에게는 아닐 수도 있더라"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A 씨는 "교사로서 자부심 갖고 정말 진심으로 일해왔다. 동료나 가족들이 항상 저 다친다고 그러지 말라고 그랬다"라며 "그날 내가 그 애를 못 본 척 넘어갔더라면 오늘같이 칼에 베인 듯한 상처는 안 받았을 텐데 싶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사회초년생도 아닌데 무너진다. 동료 선생님들 말이 맞다. 가만히 있어야 민원도 없는 건데, 괜히 선생질한다고 애들 혼내고 잔소리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씁쓸해했다.

해당 글은 조회수 22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교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전 그래도 교사니까 할 일은 하려고 한다. 그 부모한테만 '네~아이한테 사과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앞으로 그 애는 신경 쓰지 말아라. 다른 애들은 바르게 자라야 한다"고 A 씨를 다독였다.

이외에도 "'우리 애는 탕수육 소스 찍어 먹는데 왜 부었냐'고 난리 치는 세상이다. 교육 평준화, 학생 인권조례가 선생님들로 하여금 자부심 가지지 못하는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애 아무것도 교육 안 하고 방치하게 할 거면 학교를 왜 보낼까", "선생님들 요새 진짜 극한 직업 같다. 그렇게 소중하면 자기 애는 가정교육 시키면 되지, 왜 학교를 보내서 엄한 선생님 멘탈이나 나가게 하냐? 양심 없는 부모들 때문에 참 안타깝다", "'마음이 상했다면 미안하다'라고 비즈니스 태도로 사과하고 잊어라. 이제 그 아이 인생은 깜깜해진 것", "어차피 걔 인생은 우리가 책임지는 거 아니다. 이제 관심 안 주면 된다" 등 댓글을 남겼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