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폭력에 절반이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신고는 10%미만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직장 내 성폭력 상황을 경험한 직장인의 절반이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분석 보고회를 열고 지난 2022년부터 매년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젠더폭력(성범죄) 경험 및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성범죄 위험에 대한 인식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은 오차범위 내 차이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다만 올해 조사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전체 항목에서 직장 내 성범죄 위험이 높다고 생각하는 '그렇다'라는 응답률은 낮아지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신고자 신원이 노출될 것 같다', '신고 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이다'라는 항목에서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았다.

응답자의 직장 내 성희롱 경험률은 △2022년(10월) 29% △2023년(8월) 26% △2024년(6월) 22.6% △2025년(7월) 19.3% 등으로 4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하지만 직장 생활 중 성추행·성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에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2년 17.3%에서 2023년(8월) 15.1%로 감소한 뒤 올해까지 오차범위 내에서 유사한 수치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들이 택한 대응 방식으로는 4년 동안 꾸준히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와 '회사를 그만두었다'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7월 직장 내 성희롱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50.8%)는 응답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27.5%), '회사를 그만두었다'(10.4%)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항의하거나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고, 특히 신고했다는 응답률은 4년 동안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했다', '경찰,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률은 각각 7.3%, 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