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중 아찔 열차사고 당한 유튜버 "영사관, 콜센터 떠넘기 급급" 한숨 [영상]

건널목 진입 기차와 선로에 들어선 트럭 충돌 사고 당한 20대 여성
"법률용어 어렵다며 통역 회피 '황당'…거의 구걸하듯 사정사정해"

일본여행중 열차사고를 당한 20대 여성 피해자가 공개한 사고 현장의 모습. 출처=유튜브 '데일리 조이'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순식간에 유리가 터지고, 피가 튀었다. 아직도 믿기지 않아"

일본 여행 중이던 20대 한국인 유튜버 A 씨가 나고야로 돌아가던 열차에서 충돌 사고를 당했다. 그는 "살아서 돌아온 게 믿기지 않는다"며 당시 사고 현장을 공개했다.

지난 9일 A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600엔(약 6000원)짜리 꼬치를 먹으며 여유를 즐기다 갑자기 비가 쏟아져 카페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고 나고야행 열차에 오른 그는 "얼른 돌아가서 저녁 먹을 생각뿐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출발한 지 두 시간이 지난 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창문이 산산조각 났다.

그는 "유리 파편이 머리와 팔, 다리에 튀었다. 눈앞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있었다"며 "'와, 나 아직 안 죽었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은 덜덜 떨리고 엄마에게 전화해야 하나, 유언이라도 남겨야 하나 싶었다. 다행히 곳곳에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아주 큰 큰 부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니 열차 오른쪽에 앉은 승객 대부분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20여 분 뒤 구조대가 도착했다. 하지만 일본어밖에 통하지 않았다. A 씨는 "주변에 한국인은 나뿐이었다. 완전히 이방인이 된 기분 속에 손발만 덜덜 떨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A 씨는 나고야 영사관에 연락해 사고 내용을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에게 직접 접수하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A 씨는 "통역을 요청하니 '법률 용어는 어렵다'며 콜센터로 돌리고, 콜센터는 다시 영사관으로 넘겼다. 계속 반복이었다"며 "'보험 청구하실 건가요?' 하고 묻더라, 보험 관련 서류를 청구하려면 경찰에 인적 사항을 제출해야 해한다고 했다"고 답답한 상황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일본여행중 열차사고를 당한 20대 여성 피해자. 출처=유튜브 '데일리 조이'

결국 그는 직접 경찰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고, 3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귀가할 수 있었다. "거의 구걸하듯이 사정사정했다"며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숙소에 돌아와 유리 가루 묻은 옷을 벗으며 살아 돌아온 것에 감사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정말 죽는 건 한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다. 여행을 마치고 항상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던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편으론 현재에 대해 더욱 감사한 마음을 품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사고 원인이 밝혀졌다. 당시 건널목에 기차가 진입하는 순간 트럭이 선로에 들어섰고, 그대로 열차와 충돌했다는 것이다.

A 씨에 따르면 다행히 열차가 탈선하지는 않았고, 트럭 운전사도 탈출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열차 오른쪽 좌석에 앉은 승객들 대부분이 부상을 당한 큰 사고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여행중 열차사고를 당한 20대 여성 피해자가 공개한 열차 내부. 출처=유튜브 '데일리 조이'
일본 여행 시 유의점…한국 외교부 영사콜센터 번호는 (+82-2-3210-0404)

일본 철도는 안전성이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방 노선이나 건널목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통계에 따르면 전체 철도 사고의 절반 가까이가 건널목에서 일어나며, 대부분 운전자 부주의나 신호 무시가 원인으로 꼽힌다. 여행 중에는 신호음이 울릴 때 절대 선로에 진입하지 말고, 철도 게이트가 완전히 열린 뒤에만 건너야 한다.

열차 사고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신고 전화를 하는 것이다. 일본 내 비상전화 번호는 경찰 110번, 구급 및 화재 119번, 그리고 한국어 통역 지원이 가능한 일본관광국 050-3816-2787이다. 또한 한국 외교부 영사콜센터 (+82-2-3210-0404) 로도 24시간 긴급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휴대전화로 상황과 부상 부위를 촬영하고, 경찰 또는 역 측의 사고 확인서를 반드시 받아두어야 한다. 이 서류와 사진은 여행자 보험 청구나 철도회사 보상 절차에 필수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