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한달살이? 성매매 오해받기 '딱'입니다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라오스 현지에서 한국인 남성들이 '성매매 관광'은 물론, 성매매를 목적으로 장기 체류하는 이른바 '라오스 한달살이'를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났다. 일부 업소에서는 7살 아동이 성매매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시민단체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지난 9월 한국 대사관이 라오스 내 성매매 금지라는 공지문을 띄운 것과 관련 "라오스 내 한국인 성매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텔레그램과 오픈채팅, 유튜브 등 6개 플랫폼, 47개 채널을 잠입 조사했다"며 "성매매 후기와 현지 여성 정보, 거래 방식이 실시간으로 오가는 채팅방이 수십 개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일부 채팅방은 참여자 수가 700~1000명에 달했고, 조회수 3100만 회를 넘긴 성매매 후기 게시물도 있었다"며 "업소 운영자들은 교복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공유하며 '오늘은 교복 패션입니다' 같은 문구를 올렸고, 남성들은 '사랑해요, 사장님' 'XXX이 귀엽네, 얘로 할게요'라며 성매매 대상을 고르는 대화를 나눴다.

또 대화방에선 'ㅊㅊ 갔는데 옆방 소리 다 들린다' 같은 문장도 자주 등장했는데, 이는 '철창(ㅊㅊ)'이라는 은어로 불리는 성매매 장소를 뜻한다. 방범창이 설치된 좁은 방에 여성들이 감금된 채 성매매가 이뤄지는 형태로, 이 대표는 "그 안에는 어린 여성들 심지어 아동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인이 운영한 업소에서는 7세 아동이 철창 안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른바 '라오스 한달살기'라는 새로운 형태의 성매매 문화도 확산 중이었다.

이 대표는 "라오스 물가가 워낙 싸고 생활비가 적게 들어, 일부 남성들이 장기 숙소를 빌려놓고 한 달 이상 체류하며 성매매를 한다"며 "수요가 늘면서 현지 월세가 오를 정도다. 은퇴 후 라오스에 가서 살겠다는 발언도 빈번했다"고 전했다.

라오스의 성매매 구조는 한국식 유흥업소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왔다.

노래를 부른 뒤 2차를 제안하거나, 여성을 '선택'한 뒤 서명을 남기는 등 비슷한 절차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일부 남성들은 성매매를 준비하며 라오스어로 "괜찮아요, 예뻐요" 같은 표현을 예습하고, 거래 시 사용하는 문장을 공유하기도 했다. 단순 관광이 아닌, 성매매 목적의 '언어 학습'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더했다.

이 대표는 특히 "후기 글을 보면 미성년자가 많다는 언급이 반복된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성매매 가격이 성인보다 10배 비쌌다"고 밝혔다. 실제로 업소 운영자들은 여성의 연령,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호텔·풀빌라·아파트)에 따라 차별된 가격을 매기고 있었다.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은 지난 9월 '라오스 내 성매매 금지' 공지문을 내고 자제를 당부했다. 대사관은 "성매매는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를 심각하게 실추시키는 행위이며, 라오스 내 동포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성매매 관련 법률 위반 시 라오스 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라오스 형법에 따르면 성매매 알선·조장자는 최대 1년 징역,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의 경우 연령에 따라 3년~15년 징역형 및 재산몰수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현지 수사망이 허술해, 실제로 처벌받은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