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찾은 문형배, 검·경 권한 논쟁에 "신뢰 받는 조직이 더 가져야"

"경찰 신뢰도, 검찰보다 낮은 적 없어…수사능력은 더 키워야"
'청렴' 위해서 '통합' 필요해…사회통합 위해서 기여할 것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전국 경비경찰 워크숍에서 공직자 청렴의식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경찰청을 찾은 자리에서 최근 진행 중인 검·경 권한 논쟁의 핵심에 '국민의 신뢰'가 있다고 밝혔다.

문 전 권한대행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진행된 '2025 전국 경비경찰 워크숍'에서 공직자의 청렴을 주제로 특강을 하며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공직자의 청렴과 그에 따른 기관의 신뢰도가 결국 국민의 신임으로 이어진다며 "어떤 제도를 논의할 때 그 배경은 뭐냐, 결국 주권자의 신임이다. 주권자가 더 신임하는 기관이 권한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은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정부가 검찰청 폐지 등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어느 조직이 권한을 가져가야 하느냐'가 문제가 아닌 '어느 조직이 국민으로부터 더 신뢰를 받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경찰의 신뢰도가 검찰의 신뢰도보다 낮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라며 검경 권한 조정에는 이런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경찰 수사 능력이 국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수사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 주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공직자의 청렴과 관련해 "청렴보다 중요한 것은 청렴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오해를 살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더불어 그는 "계산을 해보면 돈을 안 받는 게 이익"이라며 공직자가 뇌물을 받은 사실은 결국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 잃을 것이 더 크다고 짚었다.

또 문 전 대행은 "국가의 성장은 그 국가를 이루고 있는 요소의 평균이 아니라 가장 적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국 사회가 가장 부족한 요소로 청렴과 통합을 꼽았다.

그는 우리 사회의 청렴이 이뤄져야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불공정이 사라지고 통합을 이룰 수 있으며, 반대로 통합이 돼야 진영 간 판단을 달리하는 불공정이 사라지고 청렴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행은 강연 마지막까지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사법개혁과 관련해 자신이 몇 가지 건의를 했다가 양쪽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며 "입법자의 정신은 중용에 있어야 된다"는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했다.

또 그는 퇴직 후 자신의 삶의 목적도 '사회 통합'에 있다면서 "시민사회의 결집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그래서 저는 공론의 장에서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