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한테 1000만원 대출해달라' 한 부모…거절하자 '못 믿냐'"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부모님과 금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회 초년생의 사연에 다양한 조언이 쏟아졌다.
3남매 중 장녀라고 밝힌 A 씨는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K-장녀. 부모님이 대출받으라면 받으시겠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제 밑으로 세 살 아래 여동생, 여섯 살 아래 남동생이 있다. 우리 집은 잘 사는 편이 아니다. 매달 버겁게 살고 있고 아버지는 직장 다니다가 밤에는 가끔 대리도 한다. 어머니는 편의점에서 일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남동생이 고3이고 예체능 쪽을 준비 중이고 여동생은 대학생인데 지방이라 자취 중이고 자격증 취득 준비한다며 이번 학기부터 휴학했다"라고 밝혔다.
사회 초년생치고 돈을 잘 번다고 밝힌 A 씨는 "부모님 집에 살면서 외식이나 식비 조금 내고 부모님이 카드값 제때 못 내면 얼마씩 빌려주고 제 돈 관리는 제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말부터 자취할 예정이라는 그는 "며칠 전 부모님께서 카드값을 못 내서 미안하다면서 100만 원을 빌려 갔다. 제가 자취할 때 다시 갚는다더라"고 전했다.
얼마 후 부모님은 "연말이라 돈 나갈 곳이 많다. 네 이름으로 1000만 원 정도 대출받아 동생들 실기 비용이나 자취 비용 등 쓰고 다달이 갚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A 씨는 "제 이름으로 대출이 생기는 건 절대 싫고 지금도 카드값을 못 내고 저한테 빌려 가는 상황인데 어떤 능력으로 갚을 것인지도 모르겠다. 못 해주겠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부모님은 A 씨에게 "이기적이다"라면서 "넌 부모를 못 믿냐. 오죽하면 너한테 말했겠냐"고 하소연했다.
A 씨는 "그러면서 '너는 혼자 컸니?'라더라. 어이가 없더라. 저도 그동안 하고 싶은 게 되게 많았는데 그중에 절반은 해주셨고 절반은 부담될까 봐 아예 말도 안 하고 포기한 게 태반이다"라며 억울해했다.
이어 "제 동생들은 눈치도 안 보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려는 게 솔직히 마음에 안 들기도 했고 이제야 제가 돈 벌면서 하고 싶은 거 하겠다는데 이것도 고민해야 하는 사항인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부모님은 제가 취업을 안 했더라면 어떻게 할 생각이셨을까. 큰딸이 돈 버니까 '다행이다' 이 생각이 들었을 거다. 제가 왜 당연히 희생할 거라 생각했을까. 저도 이제는 돈 걱정 안 하고 살고 싶다. 앞으로도 돈 빌려달라고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결국 1000만 원을 큰딸이 갚을 거라는 믿음으로 저러는 거다. 나중에는 진짜 그 돈 받을 생각이었냐고 할 거다", "있는 돈을 빌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대출받아서 빌려달라는 건 아니다", "나중에 부모님 편찮으면 외면하기 어려우니 그때를 대비해서 돈 모아야 하고 결혼자금이며 자가도 마련해야죠. 가족들이 기대하지 않도록 처신 잘하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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