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 입고 "내 골반 흔들려, 선택해 줘요" 야릇…이게 교육청 영상?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최근 유행하는 '골반춤 밈'을 활용한 홍보 영상을 SNS에 공식 게재한 경남도교육청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뭇매를 맞고 있다.

2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남지부는 성명을 내고 "경남교육청의 성차별적 SNS 게시물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조회수에만 집착한 홍보 행태는 공교육 기관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상은 명백히 여성을 성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으며, 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무너뜨렸다"고 즉각 삭제를 촉구했다.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 23일 경남교육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재됐다.

영상에는 검은색 짧은 미니 원피스와 부츠 차림의 여성이 등장해 음악에 맞춰 골반을 흔드는 장면이 담겼으며, 자막에는 "내 골반이 멈추지 않는 탓일까?", "선택해줘요"라는 야릇한 문구를 함께 첨부했다. 이는 최근 SNS에서 유행한 ‘골반이 멈추지 않는 병’ 밈을 패러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배경음악으로는 걸그룹 AOA의 '짧은 치마'가 사용됐다. 영상에는 '골반통인' '골반이 안 멈추는 병' '여러분의 좋아요가 홍보팀의 골반을 더 흔들리게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넣어 논란을 자초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사적 공간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클로즈업하고 성적 뉘앙스가 담긴 연출을 한 것은 교육청 공무원의 업무로 보기 어렵다"며 "명백히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있으며, 홍보 담당 직원의 노동권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 성폭력 예방이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교육청이 성차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골반만 클로즈업한 홍보 기획은 도교육청이 성평등과 인권에 얼마나 안일하게 인식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경남교육청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교육청은 "밈을 활용해 경남교육 뉴스를 홍보하려는 순수한 의도였지만, 표현 방식에 부적절한 점이 있었다"며 "성차별적 이미지가 담겼다는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또 "교육기관으로서 성평등과 인권 존중의 가치를 최우선에 뒀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불쾌감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제작 과정에서 인권 침해나 성차별 요소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남교육청은 전교조가 요구한 문제 게시물의 삭제,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홍보물 성별영향평가 강화, 전 직원 대상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 4가지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이번 일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성인지적 관점을 행정 전반에 반영하고, 인권 친화적 교육 행정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