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알리자 잠적한 남친…예비 시모는 "세상에 남자 많은데 왜?" 뻔뻔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임신 사실을 듣고 잠적한 결혼 전제 남자 친구가 자신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해 억울하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30대 여성 A 씨는 퇴사하는 직장 동료로부터 고백받고 결혼을 전제로 3년간 연애했다.

A 씨는 양가 어른들께도 인사드리며 남자 친구와 진지한 만남을 이어갔다며 "연애 중 남자 친구가 전세 사기를 당해 제가 보증금까지 빌려줬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A 씨가 임신하면서 사건이 벌어졌다. A 씨는 3년이나 사귀었으니까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에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나 남자 친구는 A 씨의 임신 사실을 알고 굉장히 싫어하면서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며 거절했다.

이에 A 씨가 이별을 선언하자, 이번엔 남자 친구가 결혼하자고 말을 바꿨다. 이어 A 씨가 상견례 날짜를 잡자고 재촉하는데 남자 친구는 "부모님이 바쁘다"면서 차일피일 미뤘다.

남자 친구는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하신다. 네가 한부모 가정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나는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면서 돌연 A 씨의 연락처를 차단하고 잠적했다.

이에 A 씨는 남자 친구의 어머니한테 직접 전화해 임신 사실을 알리고, 이제껏 있었던 일을 공유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들이 결혼하기 싫다는데 어쩌냐. 세상에 남자 많다. 너도 다른 사람 만나라"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이후 A 씨는 지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됐다. 그는 "남자 친구가 부모님 핑계 대면서 결혼을 거부한 거였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애 낳으면 양육비 1000만 원 주면 되지'라고 큰소리쳤다더라"라며 "게다가 이미 띠동갑 차이 나는 어린 대학생을 만나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이 대학생도 상처받을 것을 우려해 SNS를 통해 연락을 취했으나, 대학생 역시 "다 알고 있다. 언니가 아이 낳으면 제가 키울게요"라며 뻔뻔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A 씨는 스트레스로 유산했고 이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유산 사실을 알리려고 남자 친구의 새 번호로 연락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어머니도 아무런 답이 없었다"라며 "남자 친구에게 '유산했다. 네가 인간이라면 적어도 명복이라도 빌고 용서라도 빌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A 씨에게 돌아온 건 경찰의 연락이었다. 전 남자 친구와 그 어머니가 A 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A 씨는 "전 남자 친구의 친구들로부터 '걔 사람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알고 보니 전 여자 친구들에게 결혼하자고 한 뒤 임신 사실만 알게 되면 그대로 잠수탔다는 것이다. 실제로 혼외자가 있을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라며 "저는 스토킹으로 처벌돼 전과 기록이 남으면 직장에 지장이 큰 상황"이라고 억울해했다.

이에 대해 양지열 변호사는 "A 씨가 전 남자 친구한테 한 연락의 내용이 어떤지 봐야 하는데, 본인이 억울하다고 해도 메시지를 보냈다가 협박으로 비칠 수 있으니 그만둬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미 오랜 기간 양가 부모님들도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고, A 씨가 전세 사기 보증금도 도와준 관계라면 법적으로 약혼했다고 볼 수 있다"라며 "한쪽이 일방적으로 약혼을 깬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니 정식으로 법적 해결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