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투정 부려도 교육받는 게 정상…학교에 전화하지 말라" 학부모 충고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자녀가 학교 일로 투덜거려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교사한테 전화 걸어 항의하지 말라는 한 학부모의 충고가 눈길을 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교에 전화 자주 거시는 분들, 그러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마흔 후반이라고 나이를 밝힌 A 씨는 "오랜만에 동네 친구 만나서 재수생 딸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을 한참 들어주고 왔다. 왜 이렇게 됐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하면서 원인을 찾던데 그걸 듣는 사람은 아는데 정작 말하는 사람은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때는 그래도 교사들이 권위가 있었다. 좋은 교사는 좋고, 아닌 교사는 혼내고 차별하고 그러지 않았느냐?"라며 "제 친구는 자기 딸이 학교에서 억울한 일 있었다고 하니까 그거에 귀 기울이고 담임한테 전화 걸어서 씩씩대더라"라고 설명했다.
A 씨에 따르면 친구는 딸의 말만 듣고 교사한테 "우리 딸은 발표가 싫다는데 시키지 말아라", "체육대회 연습하면 너무 힘들다더라. 공부에 필요 없는데 이런 걸 왜 시키냐", "급식 맛없다고 한다" 등 따진다고 한다.
수행평가 과제를 늦게 내서 교사가 이를 거절하자, 친구는 "늦은 건 늦은 건데 너무 매몰찬 거 아니냐? 신고하겠다"면서 난리를 쳤다고 한다. 당시 교사가 감점만 하고 받아주겠다고 했음에도 친구는 학교를 찾아가 딸 앞에서 교사를 고개 숙이게 했다고.
A 씨는 "주위에서 제 친구한테 '너무 심한 거 아니냐?'라고 해도 마음 잘 맞는, 이른바 극성 학부모들이랑 이러쿵저러쿵하더라"라고 주장했다.
특히 A 씨는 "제 아들이 친구 딸과 같은 반일 때 얘기를 들어 보니, 그 딸한테는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더라. 발표도 안 시키고 수업 시간에 딴짓해도 그러려니 한다더라"라며 "아들 말로는 그 딸이 학교에서는 그냥저냥 했는데 왜 집에 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애가 좀 이상해진 것 같다고도 한다"고 털어놨다.
결국 친구 딸은 원하는 수시 전형에 다 넣었지만, 다 떨어져 재수하는 상황이다. 이 딸은 "버스 타고 학원 가려니까 멀미 난다", "학원 선생님 짜증 난다", "면접 학원에서 입 떼는 것도 못 하겠다", "그냥 대학 안 가고 집에서 놀면서 살겠다" 등 온갖 걸로 징징댄다고 한다.
A 씨는 친구와 그 딸 사례를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며 "교사의 아동 학대는 다른 게 아니라 방치가 그 이유라던데 왜인지 알 것 같았다. 교사는 1년 참으면 되지만 결국 애가 못 배워서 사회 나가면 부모한테 그걸 평생 갚아주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에서 말 못 하는 애면 발표시켜서라도 하게 해주는 게 다행이고, 애가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해도 학교에서 참고 하는 법도 배우면 되는 거 아닌가?"라며 "애니까 못하겠다고 투정 부리는 건데, 그러면 애를 달래서 교사들한테 교육받게 해야지. 아예 그것도 못 하게 하면 어떡하냐?"고 답답해했다.
A 씨는 또 "개는 노견 될 때까지 배변 처리하고 씻겨주겠지만 사람은 아니다"라며 "친구야 자업자득이지만 친구 딸이 불쌍하다. 엄마가 중고등학교 내내 봐줘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선생님들이 자기 비위 맞춰줬을 텐데 대학만 가도 그렇지 않다는 걸 한꺼번에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엄마들 모임 나가면 '교사가 감히 내 자식한테?'라는 마인드를 가진 분들 심심찮게 보인다. 그거 자식 위하는 길 아니니까 애들 정상적으로 교육받을 수는 있게 해줘라"라고 강조했다.
sb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