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소환 앞둔 오세훈…'명태균 대질 요청' 승부수 통할까
전날 국감서 공방…"일곱번 만나" vs "사실 아냐"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특검 수사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대질 조사를 앞두고 있다. 서로 만난 횟수를 비롯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발언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오 시장에게 대질 조사가 '승부수'로 통할지 주목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은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다음 달 8일 오전 9시 (오 시장은) 명태균 씨와 대질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이 특검에 소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명 씨가 "특검에서 대질 신문을 한다"고 발언하면서 그와 오 시장이 대질 조사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오 시장은 참고인 신분인 명 씨와 사실관계에 관한 주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이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을 제공받은 뒤 자신의 후원자인 사업가 김 모 씨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과 마주하게 된 명 씨는 "오 시장이 여태까지 저를 두 번 만났다, (저를) 내쫓았다고 하는데, 다 거짓말", "일곱 번 만났다", "오 시장이 내 앞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게 해달라며) 울었다" 등 주장을 폈다.
반면 오 시장은 '정말 일곱 번 만난 게 맞느냐'는 의원 질의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명 씨를 '거짓말에 능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 5월 특검팀에 앞서 이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에서 비공개 조사를 받았던 당시에도 "명 씨가 의도적으로 접근해 두 차례 만난 이후 관계를 단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진행될 대질 조사에서는 '만남 횟수'와 관련한 의혹 외에도 오 시장이 명 씨 또는 후원자 김 씨를 통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관련해 부탁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금전 거래나 대납 사실은 전혀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오 시장 측에 따르면 특검팀에서의 이번 대질 조사는 오 시장 측이 먼저 요청했고, 이를 특검팀이 받아들여 이뤄지게 됐다.
대질 조사에서 양측의 발언이 오가는 중 명 씨의 진술에서 모순점이 발견된다면 오 시장에게 향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영향력이 미비하거나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
대질 조사(대질 신문)는 통상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 간, 피의자와 참고인 간 진술이 엇갈릴 경우 진행된다. 두 사람을 한 장소에서 대면시켜 서로의 진술을 교차 검증한다. 수사관이 질문을 던진 뒤 양측의 주장을 번갈아 듣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사기관은 상반된 주장을 비교하면서 어떤 진술이 더 진실에 가까운지 확인한다.
대질 조사는 사건의 쟁점을 파악하는 과정으로서 향후 수사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수사의 분수령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질 조사에서도 일반적인 조사와 동일하게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둘 중 한 사람이 진술을 거부할 경우 조사가 교착 상태에 이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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