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내달 8일 오세훈 소환 조사…명태균과 대질 예정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오 시장 측 "특검에 요청"
'양평 공흥지구 개발' 김건희 母·오빠 조사 예정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청 국정감사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정윤미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명태균 게이트'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명 씨와 대질 조사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정례 브리핑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다음 달 8일 오전 9시 명태균 씨와 대질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명 씨는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 씨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됐다. 이 의혹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뒤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가 비용을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오 시장의 정치자급법 위반 사건은 한 차례 검찰 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며 "특검에서는 첫 조사"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 측에 따르면 특검팀에서의 대질 조사는 오 시장의 법률대리인이 먼저 요청했다. 서울시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이 언급한 오 시장과의 대질 조사는 오 시장 변호인 측이 지난 22일 특검팀에 요청한 것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검팀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다음 달 4일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와 친오빠 김진우 씨를 소환조사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두 명 다)피의자 신분"이라며 "개발 부담금 관련된 부분에 대한 수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거 인멸 혐의 부분도 조사 내용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2011~2016년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개발부담금 면제, 인허가 등 각종 특혜를 받아 100억 원 이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이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 그리고 4명의 경찰 이력이 담긴 인사 명단 등을 발견했다.

당선 축하 카드와 경찰 인사 명단은 당초 압수영장에 기재된 압수 범위에 해당되지 않아 특검팀은 사진만 찍어두고 복귀했다. 이후 압수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집행에 나섰으나 두 물건은 사라지고 없었다.

특검팀은 두 물건이 사라진 경위에 대해 최 씨와 김 씨를 상대로 증거 은닉, 증거 인멸, 수사 방해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건강상 이유'를 호소하며 특검팀의 소환조사에 불응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 대해서는 '적정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의 조사 출석이 지연되고 있어 수사에 영향이 없는지 묻는 질문에 "수사기간이 한정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전 위원장이)수술을 받은 부분이 발목 쪽이라 진술하는 것과는 아주 밀접하진 않아서 어떤 방식으로 진술을 청취할지 고민해 적정한 방법으로 수사에 영향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과 20일 두 차례 특검팀 소환에 건강상의 사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응하지 않았다.

이날 특검팀은 오전부터 이 전 위원장의 비서 박 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