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자선행사서 연예인 초호화 파티…환우들 "축하파티 하나"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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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유방암 자선 행사에 연예인들의 초호화 파티가 벌어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 패션 매거진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톱스타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았다. 방탄소년단 스트레이키즈 엔하이픈 몬스타엑스 올데이프로젝트 아이브 에스파 아이들 르세라핌 아일릿 있지 엔믹스 등 아이돌 그룹의 일부 멤버들을 비롯해 고현정 이영애 정려원 박규영 임지연 전여빈과 하정우 이민호 정해인 이준호 변우석 추영우 공명 노상현 이채민과 덱스 이수지 피식대학 등 배우 및 예능인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해당 매거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속 스타들의 모습은 유방암 인식 개선과는 무관한 흥겨운 파티 분위기가 벌어져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스타들은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패션으로 치장하거나 급기야 과도한 노출 의상을 입고 왔다. 이들은 대부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가 하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리듬을 탔다. 또한 근황을 전하거나 향후 계획을 공개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초대 가수 박재범의 선곡도 적절치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그는 이날 자신의 대표곡인 '몸매'를 불렀다. 해당 곡은 "네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둥이" "보고 싶어 너의 몸매" 등 여성의 신체 부위를 강조한 가사로 이뤄져 비판을 더했다. 논란이 커지자 주최 측은 공식 계정에 올렸던 박재범의 무대 영상을 삭제했다. 박재범 또한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가 끝나고 (진행된)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고 좋은 취지와 좋은 마음으로 모인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그냥 평소처럼 공연했다"며 "암 환자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들이 '유방암'과 관련한 캠페인을 전혀 벌이지 않았다는 점, 술 파티를 벌였다는 점 등을 들어 성토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해외의 유방암 관련 행사에서는 핑크 리본과 핑크 드레스 코드로 캠페인의 취지를 재고하게 했다는 점과 더욱 비교됐다. 누리꾼들은 "생각 없어 보인다" "행사 취지는 알고나 간 건지" "어느 부분에서 유방암 인식 개선을 느끼면 되냐" "주객이 전도됐네" "'유방암' 행사인데 인식도 없고 무식한 것 인증하나" "힙한 척 리듬 타는 것 수치스럽다" "유방암 자선 행사에서 선 넘었다"라는 등 거세게 비판했다.
유방암 관련 카페에서도 비판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유방암으로 떠난 가족 있는 유가족 입장에선 진짜 조롱같이 느껴진다" "유방암을 이용하는 거냐" "유방암 축하 파티야?" "관련 없는 병명 갖다 붙여서 뭐 하자는 것?" "저기 간 사람 중 유방암 환자가 어떤 고통을 겪고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찾아본 사람 있을까? 유방암에 치명적인 술 마시면서 명품 자랑하는 것 말고" "연예인들 잔치를 하러 온 건지 파티복 입고 온 사람들 생각도 그렇고 행사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주최 측의 진행 방식과 애초부터 연예인을 통한 각종 홍보의 장이었던 점을 문제 삼은 의견도 있었지만, 배우 박은빈의 경우 행사 도중 먼저 자리를 뜬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비되는 인식과 행보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은빈은 행사 이후 팬들과 소통을 위해 진행한 개인 SNS 라이브 방송에서 "황급히 집으로 가는 중"이라며 "이런 행사는 오랜만이 아니라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도 했다.
연예인들의 자선 행사와 관련한 인식과 참석 그 자체만으로도 이들에 대한 실망은 계속되고 있다. X(구 트위터)에서는 '유방암 인식' '연예인들' '유방암 캠페인' 등이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고, 그중 '유방암 인식'은 17일 오전에도 여전히 화제를 모으고 있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중의 큰 관심을 드러냈다. 올해 20회째를 맞이한 자선 행사였으나 해당 매거진의 '러브 유어 W' 페이지에서는 "스무 해를 지나오며 누적 11억 원을 기부했고, 약 500명의 독자에게 여성 특화 검진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적힌바 기부 금액까지도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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