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구조단, 캄보디아 청년 취업사기 구조 사례 공개…올해 4명 구조
매달 20~30건 구조 요청…"정부 차원 유기적 대응 필요"
-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해외 취업을 미끼로 한 납치·감금·폭행 등 강력 범죄 제보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단법인 한인구조단이 관련 구조 사례를 공개하며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한인구조단은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함께하는사랑밭 GCC 대강당에서 '한인구조단 달라진 시스템 발표회'를 열고 캄보디아 청년취업사기 구조 사례에 관해 설명했다.
한인구조단은 해외에서 어려움에 처한 한인들을 구조하고 안전하게 국내로 송환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 단체는 캄보디아 한인회 등과 협력해 한인 구조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구조단의 설명에 따르면, 캄보디아 청년 취업 사기는 주로 캄보디아에서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청년들을 현지로 유인한 뒤, 사기·도박 불법 콜센터 등에 강제로 가담하게 만드는 인신매매형 범죄를 의미한다.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감금해 폭행·고문하거나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송금하도록 협박해 금전을 갈취하고,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이정숙 한인구조단 회장은 "캄보디아에서 청년취업사기가 2023년 말부터 시작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부터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한 달에 약 20~30여 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 경로에 대해 "(구조 대상자가) 도망 나와 구조단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면 현지 한인회에 연락해서 신변을 먼저 보호하도록 요청한다"며 "감금된 상태에서 요청하는 경우는 감시의 틈을 이용해서 한인회와 협력해 구출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구조단은 이날 발표에서 7건의 청년 해외취업사기 주요 구조 사례를 소개했다. 한인구조단은 올해 4명의 청년을 구출했다. 감금당한 상황에서 구조를 요청한 청년에 대해 한인회와 협력해 신변을 보호하고 항공권을 지원했다. 도망 나온 상황에서 신변 보호 요청을 해, 신변 보호를 하고 귀국을 진행한 사례도 있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권태일 한인구조단 이사장은 관련 사안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인사건 발생 시 구조119 대응팀 즉각 구성 △현지 경찰과 긴밀 협력 강화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재정 지원 △실제적인 한인 구조의 매뉴얼화 구성 △해외 한인에 대한 관심과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제도적으로 기관별로는 많은 부분에 연구가 돼 있지만 유기적인 관계가 아니다"라며 "그 관계를 연결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응팀도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 부처와 민간 단체와의 협력에 대해 "실질적인 협조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간의 업무적 한계와 재정적 한계를 통해 의례적인 회의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며 "좀 더 실제적인 현장에 인력, 재정, 안전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캄보디아의 경제 수준을 고려했을 때 고액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는 설득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호정 구조사업팀장은 "그분들(구조 대상자)의 상황을 들어봤을 때 가정적으로 굉장히 불우한 환경에 처해있는 분들이 많고 본인이 어떻게 노력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기회를 얻기 어려운 청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절박한 청년들의 입장에서 어떤 기회라도 얻고자 하려는 그 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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